[단독]임종룡 회장, 우리금융 민영화 '마침표' 찍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3.10.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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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예보 보유 중인 자사주 모두 매입 계획...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완전한 민영화

[단독]임종룡 회장, 우리금융 민영화 '마침표' 찍는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16,180원 ▲1,650 +11.36%) 민영화의 마침표를 찍는다. 우리금융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주식을 모두 매입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시절 우리금융 민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우리금융인'으로 '완전한' 민영화를 마무리 짓는 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1.23%(935만7960주)를 향후 매입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이달 초 체결할 계획이다. 예보와의 업무협약식에는 임 회장과 유재훈 예보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분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번 매입은 임 회장에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의 시동을 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2015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우리금융 민영화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고, 2016년 과점주주 매각을 끌어냈다. 지분 30%를 7개 투자자에 매각해 2조3616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단일 회수 금액으로 가장 큰 금액이다.

임 회장은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으로 돌아왔고, 마지막 잔여지분 매입을 통해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게 됐다. 이번 매입이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은 국민연금을 제외한 정부 지분이 전혀 없게 된다.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22년만에 민영화의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



2001년 3월 예보가 우리금융에 12조7663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후 현재까지 우리금융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예보는 공모, 블록세일, 자회사 분리매각, 배당금 수령 등으로 지금까지 12조8672억원(회수율 100.8%)을 회수했다.

매입 방식은 우리금융 주가가 적정 수준에 오를 때마다 우리금융이 예보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주가가 1만2000원대로 이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때보다 떨어진 것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2년 이내에 매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전해진다. 이날 종가(1만2040원) 기준 1.23%는 1127억원의 가치다.

우리금융은 자사주 확보를 통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을 낮추고, 시장 유통 주식수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지주사 전환 후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결의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 회장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또 사들인 자사주는 향후 주식 교환 등을 통한 M&A(인수·합병)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임 회장 취임 후 우리금융은 M&A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서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 자회사 편입 당시에도 주식 교환 방식이 활용됐다.

예보 입장에서는 블록딜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적용되는 할인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5월에 진행된 우리금융 블록딜 당시 예보는 주당 1만5229원에 판매했는데, 약 3%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우리금융이 할인 없이 사들이면 더 많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우리금융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실제 매각가격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예보 입장에서는 블록딜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시장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우리금융은 2001년 이후 이어진 민영화를 완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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