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반짝 상승한 비트코인… 美 국채금리 여파에 다시 시세둔화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10.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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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인마켓캡./사진=코인마켓캡.


가상자산 대장주격인 비트코인이 오랜 만에 박스권에서 벗어났다. 추석연휴 기간 중 3500만원대에서 3800만원대까지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하지만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3700만대로 떨어졌다.

4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7% 내린 3728만원(2만73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서서히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달 2일에는 3860만원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가격이 3800만원을 넘어선 건 지난 8월 중순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미국에서 이더리움 선물 ETF가 출시된 소식에 호재로 작용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달 2일 반에크 등 운용사 9곳이 동시에 이더리움 선물 ETF를 출시했다. 반에크 ETF의 첫날 거래대금이 42만달러(5억7133만원)에 그쳤으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는 호재로 인식했다. SEC는 블랙록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심사 기한을 내년 1월로 미룬 상태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고객지원센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에 2% 넘게 하락하며 3500만원대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고객지원센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에 2% 넘게 하락하며 3500만원대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3일부터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 거센 매도세가 불어닥치며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4.95%까지 오른 여파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금리 정책을 더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방침이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그동안 연준의 긴축정책 지속은 비트코인 가격에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비트코인의 위험자산 리스크를 부각해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롭 긴스버그 울프리서치 전략가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2만5000달러(3401만원)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향후 2만달러(2721만원)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 않아 비트코인에 미칠 금리 이슈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0월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강세장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의 10월 가격 추이를 보면 2014·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 ETF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미 승인된 바 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디지털자산 거래량이 줄어든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다시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중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이 높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수급 영향을 시장이 반영해나가며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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