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에 곱버스 '펄쩍'…연휴 이후 웃은 건 하락 베팅투자자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10.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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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황금연휴 복귀 첫날 웃은 건 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었다. 코스피·코스닥이 미끄러지면서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및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당일 수익률은 높았지만 시장 변동성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자금을 넣다 빼야 하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33.62포인트(4.00%) 하락한 807.4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코스닥 동반 약세 속 곱버스 투자자들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 (2,140원 ▼50 -2.28%)'(5.32%), 'KBSTAR 200선물인버스2X (2,140원 ▼40 -1.83%)'(5.14%), 'KOSEF 200선물인버스2X (2,155원 ▼40 -1.82%)'(5.11%), 'ARIRANG 200선물인버스2X (4,395원 ▼60 -1.35%)'(5.06%), 'TIGER 200선물인버스2X (2,275원 ▼45 -1.94%)'(5.03%) 등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은 5%대 올라 수익률 10위권 안에 일제히 안착했다.

낙폭이 컸던 코스닥 ETF의 경우 곱버스가 아닌 인버스로도 코스피 상품에 준하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6,215원 ▼25 -0.40%)'(4.62%),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510원 ▼10 -0.28%)'(4.49%),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550원 ▼5 -0.14%)'(4.32%),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445원 ▼15 -0.43%)'(4.25%) ,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 (5,350원 ▼30 -0.56%)'(3.95%) 등은 4% 내외 올랐다.



'TRUE 인버스 2X 코스닥 150 선물 ETN (6,040원 ▼55 -0.90%)'(8.52%),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6,000원 ▼55 -0.91%)'(8.44%),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6,010원 ▼65 -1.07%)'(8.43%) 등 코스닥 곱버스 ETN(상장지수증권)의 경우 8% 이상 급등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코스닥 곱버스 ETF는 없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시 약세를 야기한 미국 장기채 금리로 인해 미 장기채를 역으로 따르는 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 (11,150원 ▲175 +1.59%)'는 9.16% 올라 국내 ETF 가운데 일일 상승률 1위였다. 인버스 상품인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 (11,915원 ▲5 +0.04%)'(5.3%)와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 (11,160원 ▼5 -0.04%)'(3.73%)은 각각 5위, 16위에 올랐다.

이는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킹 지표인 미국 장기채 금리가 16년 만의 최고치 수준인 4.8%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내리자 이를 음의 2배 수익률로 따르는 상품이 줄줄이 뛰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기조가 쉽게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채권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봤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 개선,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강화되고 있다"면서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월간 변동 폭 기준 5개월간 연속 상승하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채권 시장의 투심을 잃은 만큼 일부에서 언급되고 있는 5%대 터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4분기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연말 금리는 현 수준보다 낮아져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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