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지난달 26일 변호사징계위를 열고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에 대한 대한변협의 징계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이로써 로톡 서비스를 둘러싸고 로앤컴퍼니와 대한변협이 8년여간 지속해온 갈등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법무부 개선 요청 사항 '전부 수용'
4일 강남 로앤컴퍼니 사옥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김본환 대표가 법무부 징계위 결정의 의미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앤컴퍼니 제공
또 '액티브(Active)·플러스(Plus)' 등 유료회원 변호사에 대한 광고 표현이 다른 일반 변호사와 비교해 중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수용해 해당 명칭도 바꾸기로 했다. 광고 표시가 최상단에 한 번만 노출되는 것도 개선해 화면에 계속 표시되도록 하는 설정도 도입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외에 변호사 프로필 화면에 '050' 번호 공개를 기본값으로 설정한 점, 변호사 사무소 홈페이지 주소(URL)를 기재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등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했던 방식을 개선해 외부링크 허용 등의 방안을 구현하기로 했다.
로톡 서비스에 관한 광고·홍보 문구는 법무부에서 예시한 가이드라인 취지에 맞춰 변경하고, 쿠폰 발행의 경우 법무부가 '로톡이 사법 접근성을 증진시켰다'며 인정한 만큼 공익적 차원의 쿠폰은 지속적으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엄보운 이사는 "2016년부터 '법률소외계층 법률상담 쿠폰' 지원을 시작으로, 최근 3년간 한국성폭력위기센터와 전세사기·태풍·수해 피해자 모임 등에 약 59만개의 법률상담 쿠폰을 발행해 소비자들에게 79억원 규모의 쿠폰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미 종료한 '로톡 매니저', '형량 예측' 서비스에 대한 법무부의 지적 사항과 관련해선 앞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유사한 서비스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첫 리걸테크 유니콘 도전…네이버와 싸운다"
4일 강남 로앤컴퍼니 사옥에서 법무부 징계위 결정 의미 및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는 로앤컴퍼니의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사진=로앤컴퍼니 제공
그러면서 대한변협과의 대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이들 포털과 경쟁해 앞으로 3~4년 내 리걸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본환 대표는 "벤치마킹했던 일본의 벤고시닷컴과 로톡의 출시 각 1~8년차 주요 KPI(성과지표)를 비교하면 우리가 더 앞섰다. 하지만 갈등과 규제 때문에 발목 잡혀 로톡은 2012년 창업 때 구상했던 것에서 30% 수준밖에 구현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문제들이 풀렸기 때문에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된 서비스를 만들겠다.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모든 족쇄를 벗은 만큼 3~4년 안에 국내 최초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로앤컴퍼니는 티핑포인트(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로 국내 전체 변호사의 20% 확보를 꼽았다. 김 대표는 "벤고시닷컴 사례를 봤을 때 20%가 되면 변호사 회원이 스노우볼처럼 증가할 것으로 본다. 그 결과로서 유니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재성 부대표는 "로톡 탈퇴가 아니라 휴면 상태였던 변호사 회원이 1000여명 있다. 대한변협의 징계 리스크가 없어지면 다시 이용하겠다는 이들"이라며 "연말까지 3000명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목표 삼고 빠르게 움직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니콘이 되더라도 다른 플랫폼처럼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엄 이사는 "법률 광고시장에서 로톡의 대체 수단은 네이버·다음·구글"이라며 "유니콘이 된다고 해도 독과점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