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초 해임 하원의장 매카시 "재출마 안 한다…협상 후회 없어"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10.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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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해임결의안 통과 후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로이터=뉴스1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해임결의안 통과 후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공화) 전 하원의장이 재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카시 전 의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의장직을 떠난다"며 "하원의장에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후회하지 않는다. 정부는 타협점을 찾도록 설계돼 있다"고 했다.

폴리티코는 이에 앞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매카시 전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재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 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의원이 제출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216표 대 반대 210표로 가결했다.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결의안 투표를 통해 해임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표결 직후 매카시 의장이 재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동시에 당내 강경파와 관계 개선 없이는 재선출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공존했다.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내놓은 연방정부에 대한 임시예산안을 투표로 가결한 후 이뤄졌다.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 시작 시점(10월1일 오전 0시)을 코앞에 두고 임시예산안 처리를 주도했지만 공화당 내에서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과 손잡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지출을 그대로 인정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게 이유였다.

민주당에서는 의원 212명 중 표결에 참여한 208명 전원이 해임에 찬성했다. 표결 전에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기권표를 행사해 공화당 내 지지표만으로 매카시 전 의장이 자력 생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화당에서는 표결에 참여한 의원 218명 중 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해임안이 가결되면서 매카시 전 의장은 하원의장직을 곧바로 박탈당했다. 공석이 된 하원의장 자리는 매카시 전 의장이 취임 당시 비공개로 제출한 명단에 따라 패트릭 맥헨리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이 임시로 의장직을 수행한다. 다만 임시의장은 실질적 권한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는 오는 11일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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