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초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억제하도록 규정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를 중국 측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허점을 막고 더 폭넓게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AI용 칩이 수출통제 대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대중 수출통제에 따라 AI용 고성능 칩인 'A100'보다 성능을 낮춘 'A800'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런 저사양 AI 칩도 수출이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AI 개발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임대를 중국 기업에 차단하는 방안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EU가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등이다. 사실상 이는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AFP통신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그 대상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그동안 EU 관리들은 유럽의 기술 수출이 역내에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자체적인 시스템이 없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지난 6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첨단 기술들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는 이 기술들이 일부 우려 국가들의 군사 능력을 향상시키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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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EU가 대중 제재망을 더 촘촘하게 만들고 있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은 AI용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무기한 유예 조치 연장도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미국은 중국과의 대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추가 수출 통제 조치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 여야 상원 원내대표단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 로이터는 "추가 제재안에 담길 내용을 중국 측에 사전 전달한 것은 미중 관계의 안정을 위한 미국 측 노력의 일환"이라며 "추가 조치가 이달 초 발표되지 않으면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