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스카우트, 7월 이후 고척 방문 0' 발길 뚝... 하지만 영입설은 폭발 "외야 업그레이드해줄 유일한 FA"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3.09.3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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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키움 이정후.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25)를 향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관심이 꽤 구체적이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꾸준히 샌프란시스코가 노릴 FA 선수로 언급되는 가운데 정작 고척돔 방문은 7월 이후 멈춰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더 젊고 빠른 로스터를 추구한다"면서 이정후를 언급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는 78승 8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7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기대했던 유망주들을 대거 올렸지만, 시즌 초 장기계약을 체결한 로건 웹을 제외하면 타선에서는 구심점이 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한 것이 컸다. 특히 디 애슬레틱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가 베이스 크기 확대, 투수 견제 제한 도입 등 도루를 적극적으로 권장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그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팀 도루는 57개로 해당 부문 1위 신시내티 레즈의 188개, 29위 콜로라도 로키스의 71개에 대비되는 압도적인 꼴찌다.

변화의 시도로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33)와 재계약을 고민할 것을 주문하면서 이정후의 이야기를 꺼냈다.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타일러 피츠제럴드, 루이스 마토스 등 외야 유망주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FA에서 찾을 수도 있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와 지난해 KBO리그 MVP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원하는 포지션(빠른 외야수)으로 나온 몇 안 되는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 외야를 양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FA 선수(They might be the only two free agents who could represent a significant two-way upgrade to the Giants' outfield mix.)"라고 눈여겨봤다.



해당 기사를 쓴 앤드류 배걸리는 애슬레틱 소속 샌프란시스코 담당 기자로서 4일 전에도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언급한 바 있다.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타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 높은 우선 순위로 보이는데 왜 투수 보강에 많은 돈을 쓰려 할까"라며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 스타 파워와 라인업에서 꾸준히 활약해 줄 타자는 이정후, 벨린저, 맷 채프먼(토론토) 등 FA 시장에 제한적이며, 이들은 모두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다. 물론 오타니도 있다"고 밝혔다.

키움 이정후.키움 이정후.
또 다른 매체 CBS 스포츠 역시 29일 이정후,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아시아 선수 3명을 올 시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선수로 소개했다. CBS 스포츠는 "지금까지 이정후는 플러스급(올스타 레벨) 주자이자 수비수로 여겨졌다. 이번 발목 수술이 향후 그의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정후는 커리어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을 보여왔고 9시즌 연속으로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 또한 그의 타격에는 홈런이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통산 65홈런 중 23홈런을 2022년에 때려낼 정도로 파워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견수가 필요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광범위하게 지켜봤다. 샌디에이고 또한 관심이 있으며, 김하성과 팀 동료였던 만큼 약간의 이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폭발적인 영입설이 괜한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를 향한 관심을 꾸준했고 또 오래됐다. 샌프란시스코는 한국에 상주하는 스카우트가 없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 하나다. 일본에 태평양 지역 담당 스카우트들이 주로 상주하고 있고 한국과 대만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이 있을 때 파견하는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초 키움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는 바로 눈앞에서 이정후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팀장급 스카우트가 수 차례 키움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해 이정후를 살펴봤고 그 관심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지난 6월 광주 KIA전에서는 스카우트가 키움의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가 고척돔을 방문한 것은 상반기 10번 미만으로 7월초 이후 발길을 뚝 끊었다. 오히려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가 아닌 내셔널리그 한 팀과 아메리칸리그 한 팀의 방문 횟수가 부쩍 늘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의 기량과 가치에 대한 판단을 끝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고척돔에서 만난 복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역시 "이정후는 몇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지켜보던 선수다. 어느 구단이든 기량에 대한 평가는 끝났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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