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오원석, 키움 아리엘 후라도 양 팀 투수들의 호투 속에 팽팽하던 1대1의 균형이 깨진 건 5회말이었다. 2사에서 로니 도슨이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고 3루 도루로 출루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주형은 오원석의 3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안타를 때려냈고 이 적시타는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하지만 이주형은 "김혜성 선배와 (김)동헌이가 빠진 부담감보단 오히려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힘줘 말하며 "5회 득점권 찬스에 들어설 때도 (김)혜성이 형이 빠진 상황이라 득점권 찬스가 많이 없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살리려고 최대한 집중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현재 키움은 4연승에도 55승 3무 78패로 9위 삼성 라이온즈와 1.5경기 차 꼴찌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법도 하지만, 이주형이 전한 팀 분위기는 달랐다.
이주형은 "우리들끼리는 이제 8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최대한 많은 승리를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했다"며 "개인적으로 몸의 반응이 늦어질까봐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오늘도 첫 타석에서 반응이 느린 거 같아 조금 더 빠르게 준비했고 다음 타석에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오늘처럼 시즌 끝까지 팀이 많은 승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10위를 하고 있는데도 야구장에 계속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응원해 주신 만큼 더 열심히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후라도는 "매 경기 팀에 승리를 줘야 한다는 마음이어서 오늘 이기면 10승인 줄 알고 있었다. 투수라면 10승은 당연한 목표지만, 시즌 전부터 중점을 뒀던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해 기쁘다. 또 건강하게 시즌 끝까지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돼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후라도는 총 91구(체인지업 25개, 투심 패스트볼 24개, 직구 23개, 슬라이더 12개, 커터 4개, 커브 3개)를 던지면서 3, 4회는 각각 7구, 8구로 끊는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또한 5월 이후 매달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하는 꾸준함을 보이면서 이날 경기로 9월은 평균자책점 1.90으로 한층 더 내리며 마쳤다.
이에 후라도는 "항상 일관성 있는 피칭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난 평소에도 공격적으로 피칭하면서 범타를 끌어내려 하는 타입인데 상대도 1, 2구가 치기 편한 카운트다 보니 빠른 승부가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추석 연휴 시작일임에도 이날 고척에는 7082명의 관중이 모였다. 후라도는 "추석의 의미는 알고 있다. 그래도 추석도 공휴일이라 팬분들이 많이 찾아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웃으면서 "항상 이렇게 와주셔서 가득 채워주시는 것이 내겐 너무 힘이 되고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 항상 이닝 마칠 때마다 큰 함성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승장 홍원기 감독 역시 "선발 후라도가 6이닝동안 선발로서 역할 완벽히 수행했다. 10승 달성을 축하한다. 이어나온 계투진도 최소실점으로 막으며 자신들의 임무를 잘 해냈다. 공격에서는 5회 도슨이 2루타로 기회만들었고 이주형의 역전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다. 7회 타선의 집중력으로 추가점을 만들 수 있었다"며 "추석 명절을 맞아 고척돔 찾아주신 팬분들께 승리 안겨드려 기쁘고,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일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