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은 없어요" 황선우는 긴장한다, '그래서 황금세대다' [항저우 현장]

스타뉴스 항저우=안호근 기자 2023.09.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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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가 2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황선우가 2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가 월등한 것이 아닌 (이)호준이 형도 있고 지유찬 선수도 있고..."

박태환 이후 무려 13년 만이자 한국 수영 역사상 단 2명으로 기록된 아시안게임 수영 2관왕. 쑨양의 아시아 신기록에는 무려 0.01초 가까이 다가설 만큼 압도적 기량을 보였다.

과거 같으면 그런 황선우(20·강원도청)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돼야 마땅했다. 박태환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이젠 다르다. 황선우 뿐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에 다가가는 젊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들을 두고 '한국 수영 황금 세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황선우는 27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0으로 가장 빠르게 터치패드를 찍었다.



시상대에 오르며 두 팔을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황선우. /사진=뉴시스시상대에 오르며 두 팔을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황선우. /사진=뉴시스
계영 800m에서 놀라운 성적으로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선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2관왕에 등극했다.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수영에서 2관왕 이상을 기록한 한국 선수로 등극했다. 더불어 혼성 혼계영 4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 메달을 5개(금 2, 은 1, 동 2)로 늘렸다. 이 또한 박태환(2006 도하, 2010 광저우 연속 메달 7개)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황선우는 "일단 한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을 5개 이상 따내는 것이 정말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생각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아직 내일 계영 400m가 남았는데도 멤버들과 좋은 합을 맞춰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모두 획득하고 개인전도 메달을 수확해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내일 계영 400m도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준비하면 열심히 한 훈련의 결과가 따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목표는 출전하는 종목을 다 메달을 따는 것이었기 때문에 90% 정도까지는 이룬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황선우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대회 후 무엇을 하며 쉬고 싶냐는 질문에 "한국에 돌아가면 쉴 틈이 없다. 10일쯤 뒤에 전국체전이 있다"며 "내 기록이 1등을 하고 있지만 정말 월등한 것이 아닌 (이)호준이 형도 있고 100m에도 지유찬 선수, 김지훈 선수 등 굉장히 대단한 선수가 많다. 전국체전도 이제 가볍지 않은,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가도 일단 휴식은 없고 전국체전에 임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형 200m 우승자 황선우(왼쪽)가 동메달을 차지한 이호준(오른쪽)과 함께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자유형 200m 우승자 황선우(왼쪽)가 동메달을 차지한 이호준(오른쪽)과 함께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속되는 고된 훈련에 "정말 (일정이) 미친 것 같다"면서도 "나만이 아니고 모든 선수들이 다 감수해야 될 일정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거기에 맞춰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전국체전과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괜한 엄살은 아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수영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유찬은 자유형 5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호준은 이날 황선우의 뒤를 이어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00m 이상 중장거리엔 김우민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고 또 다른 선수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황선우는 지난 2년 동안 전국체육대회에서 5관왕, 4관왕에 오르며 연속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 또한 박태환 이후 14년 만에 나온 수영계의 경사였다.

그러나 박태환이 이후에도 5관왕을 어렵지 않게 한 것과 달리 황선우 홀로 독식하는 일은 앞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홀로 독주했던 박태환과 달리 쟁쟁한 내부 경쟁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세계를 놀라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도 그대로 연결된다.

황선우(왼쪽부터)와 함께 계영 800m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사진=뉴시스황선우(왼쪽부터)와 함께 계영 800m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사진=뉴시스
남자 자유형 50m 금메달의 주인공 지유찬. /사진=뉴스1남자 자유형 50m 금메달의 주인공 지유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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