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결국 회장까지…"中공안, 쉬자인 붙잡아 '주거 감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9.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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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보도

쉬자인 중국 헝다그룹 회장 /사진=블룸버그쉬자인 중국 헝다그룹 회장 /사진=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을 향한 중국 공안의 칼날이 쉬자인 회장까지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헝다그룹의 쉬 회장이 이달 초 당국에 연행돼 지정된 장소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쉬 회장은 현재 공안당국의 '주거 감시'를 받고 있다"며 "이는 그가 (공안에) 체포되거나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거 감시' 조치는 쉬 회장이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국의 별도 승인 없이 지정 장소를 떠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연락할 수 없고, 여권과 신분증도 공안에 제출해야 해서 사실상 구금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쉬 회장에 대한 '주거 감시' 조치는 헝다그룹과 핵심 계열사의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중국 당국의 구금 조사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앞서 헝다그룹 관련 주요 인사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사법 당국이 개입하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헝다그룹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샤하이쥔과 판다룽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법 금융 행위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인사는 헝다그룹의 부동산 관리 자회사 헝다물업에서 모회사로 부적절한 자금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사임했다. 이보다 앞서 선전시 공안당국은 헝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헝다금융재부관리(헝다재부) 관계자를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고, 다른 계열사 헝다부동산은 정보 공시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 때 중국에서 정치권 인맥이 가장 좋은 사업자 중 한 명으로 여겨졌던 쉬 회장은 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부동산 규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희생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부호순위 2위까지 올랐던 쉬 회장은 부동산 부채에 대한 당국의 규제에 부(富)와 명예를 모두 잃었다. 헝다그룹의 주가 폭락에 아시아 부호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2008년부터 몸담았던 중국 정책 자문기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도 제외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헝다그룹의 몰락이 쉬 회장의 '부실 경영'과 '무모한 사업 확장' 탓이라고 공개 비판했고, 중국 당국은 쉬 회장에게 부채 상환을 위한 보유 자산 매각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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