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2023.09.27.](https://thumb.mt.co.kr/06/2023/09/2023092710440161870_1.jpg/dims/optimize/)
이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지킬지 여부의 최대 변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다. 이 대표가 여기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계는 재판 지연 등으로 대선 전까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법원의 심사 결과 가운데 검찰 입장에서 가장 뼈 아픈 지점 중 하나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판단 내용이다. 형량이 높아 구속 결정을 끌어낼 정도의 중대성이 있는 뇌물 혐의가 상당부분 법원으로부터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아서다.
유 부장판사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전 경기도 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해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검찰의 집요한 수사와 압박 때문에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허위 진술했다며 말을 뒤집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추가적인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 등에서 이 대표에 대해 사실상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당분간 체포동의안 표결은 없을 것이고,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이란 부담에서 벗어나 이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9.27.](https://thumb.mt.co.kr/06/2023/09/2023092710440161870_2.jpg/dims/optimize/)
그러나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쌍방울 쪼개기 후원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남아있다.
또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의혹을 부인하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재판 중이다. 만약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된다면 5년 간 피선거권 박탈로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법조계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확정 판결이 2027년 대선 전에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선거법 위반 관련 1심 선고도 나오지 않았고, 이 대표의 격주 출석 등으로 재판 자체도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 내 인사이동 등으로 재판부가 바뀔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심리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the300(더300)에 "이번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이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당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이 대표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운명을 결정짓는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