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받을 자격 있다"…바이든, 현직 대통령 최초 자동차 파업 동참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09.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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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라. 당신들은 임금 인상과 추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동차 노조 파업 현장을 방문해서 한 발언이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밴 뷰런=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시간주 밴 뷰런 타운십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3대 차 제조사(빅3)에 대항해 파업 중인 UAW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원하는 만큼 임금인상과 그 밖의 혜택들을 누려야 마땅하다"라며 격려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파업 노동자와 현장에서 만나 지지 연설을 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2023.09.27.[밴 뷰런=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시간주 밴 뷰런 타운십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3대 차 제조사(빅3)에 대항해 파업 중인 UAW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원하는 만큼 임금인상과 그 밖의 혜택들을 누려야 마땅하다"라며 격려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파업 노동자와 현장에서 만나 지지 연설을 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2023.09.27.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에서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집회 현장을 방문했다. UAW는 이날까지 12일째 파업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GM 물류 센터 인근의 '피켓 시위'에 동참했다. UAW의 검은색 야구모자를 쓴 바이든은 양옆 빨간색 UAW 티셔츠를 입은 노조원들과 나란히 서서 확성기를 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금융위기로 미국과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08년과 그 이전에 당신들이 자동차 산업을 살렸다"면서 "당신들은 많은 희생을 했고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원하는 만큼의 상당한 급여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자"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현직 대통령이 파업 현장을 방문해 시위에 동참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행보는 여론조사에서 고군분투하던 중 이뤄졌다"며 "피켓 시위에 참여한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은 UAW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해를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의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9%포인트 뒤져 민주당 쪽에 충격을 안겼다. ABC방송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WP는 "이상 수치일 수 있다"고 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 미시간 시위 현장을 가겠다고 먼저 발표한 뒤에, 바이든 대통령이 그 하루 전날 방문한 점에 주목했다. 여론조사 상황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트럼프 캠프 측은 "바이든이 트럼프의 리드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고, 백악관 측은 "대통령이 원했던 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문계획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바이든이 UAW의 공개 지지를 필요로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대규모 파업 사태를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던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는 의미다. 2020년 대선 때 UAW는 바이든 당시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 후보를 확정 짓지 않은 상태다. 미시간 주는 대표적인 경합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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