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1일' 연휴에 "3대가 해외 가요"…수속만 1시간, 공항 벌써 북적

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이병권 기자, 천현정 기자 2023.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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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천 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 예상 이용객은 총 16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23만7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사진=천현정 기자 26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천 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 예상 이용객은 총 16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23만7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사진=천현정 기자


"3대가 처음 함께 가는 해외여행이거든요. 정~말 기대돼요."



26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수하물 수속장에서 김모씨(67) 가족이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김씨는 남편과 딸 부부, 손녀와 함께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 방문 대신 해외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늘었다. 지난 25일부터 3일간 휴가를 썼다면 주말을 포함해 최장 11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3대가 여행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추석 연휴에 임시공휴일까지 더해지면서 일정을 맞췄다"며 "손녀는 26일부터 이틀간 체험학습을 신청해 함께 간다"고 밝혔다. 김씨 손녀 김모양(10)은 "학교에 안 가고 할머니랑 처음 비행기 타서 좋아요"라고 했다.

11시30분쯤 대기 줄 끝에 합류한 여행객들은 40여분이 지나서야 수속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고 수하물도 많아 한 팀이 수속하는 데 5분 이상이 소요됐다. 일부 여행객들은 수하물 무게를 초과해 급하게 무게 측정용 저울 앞에서 캐리어를 풀어 짐을 덜어냈다.

이모씨(27) 역시 수하물 무게 측정용 저울 앞에서 급하게 짐을 풀고 있었다. 그는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보니 무게 가늠을 잘못한 것 같다"고 했다.


고향 방문 대신 해외 방문을 권유한 가족들 덕에 여행길에 오른 사람들도 있었다. 탑승 수속을 기다리던 김모씨(49) 가족은 이번 연휴를 아내의 고향인 중국 상하이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날 출국해 연휴 마지막 날이 돼서 귀국하는 일정이다.

김씨의 부모는 며느리에게 "이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길게 중국에서 연휴를 보내겠냐"며 "한국 연휴에 더해 다음달 초 중국 연휴까지 더블로 보내고 오라"고 말했다. 김씨의 아내 왕모씨(39)는 "코로나19(COVID-19)로 그간 고향 방문이 쉽지 않았다"며 "임시공휴일로 부부 모두 직장에 나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11시30분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역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항 내 식당은 만석이었고 단기 주차장 역시 만차였다. 수속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긴 대기줄을 이뤘다./사진=이병권 기자 26일 오전 11시30분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역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항 내 식당은 만석이었고 단기 주차장 역시 만차였다. 수속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긴 대기줄을 이뤘다./사진=이병권 기자
같은 시각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역시 수많은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항 내 식당은 만석이었고 단기 주차장 역시 만차였다. 고명선씨(59)는 만석인 식당 안에서 함께 여행을 떠나는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대체 휴일이 없었으면 일부는 여행에 동참하지 못할 뻔했다"며 "일본 여행이 인기라는데 한 번도 못 가봤다. 다음에 이런 긴 연휴가 생기면 다른 곳으로 또 여행 가고 싶다"고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수속 등 소모 시간을 줄이려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공항에 마련된 기계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체크인할 경우 수속 완료까지 5분 남짓이 소요됐다. 반면 수속 대기 줄을 따라 카운터에서 수속을 할 경우 기본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송희건씨(36)와 한성연씨(29)는 탑승 수속부터 수하물 수속까지 모두 '셀프'로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쓸 유심칩은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했다. 환전도 인터넷 은행을 사용했다. 송씨는 "돈과 시간을 아끼려면 미리 준비해놓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혹시 준비가 늦어질까 봐 비행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20분 만에 절차가 마무리돼 나머지 시간은 공항을 둘러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천 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 예상 이용객은 총 16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23만7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한국공항공사는 추석 연휴 전국 14개 공항에서 특별교통 대책본부를 운영할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21만3000명의 여행객이 방문할 전망이다. 하루 평균 17만300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는 셈이다. 이는 일평균 기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88.9% 증가한 수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많은 분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시는 만큼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단기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 차 있다. 이날 주차장은 만차였다./사진=이병권 기자2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단기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 차 있다. 이날 주차장은 만차였다./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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