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DPU(데이터처리가속기)를 설계하는 망고부스트는 지난달 3억500만달러(약 403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5500만달러(727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 설립 후 7개월여만에 이뤄낸 성과다. 국내 벤처캐피탈(VC) 뿐 아니라 홍콩계 자산운용사 IM캐피탈파트너스도 투자에 참여했다.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낭보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리벨리온이 최근 시리즈B 투자유치 라운드를 진행하며 해외 투자자들과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벨리온은 앞서 지난해 시리즈A 라운드에서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파빌리온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투자금 규모는 비공개로 부쳤지만. 업계는 대략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퓨리오사AI도 시리즈C 투자 유치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가 확정되는대로 신주를 발행하는 멀티클로징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달한 금액은 약 780억원으로 추가 투자 유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는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가 6000억원에서 8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한다.
딥엑스도 최근 시리즈C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약 9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2021년 약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이후 2년만이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현재 기업가치(1000억원 안팎)보다 최대 8배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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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가트너가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반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444억달러(60조1300억원)에서 올해 553억달러(74조8400억원)로 24.5% 증가했고, 연평균 19.9%씩 커져 2026년에는 861억달러(116조4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호조에 맞춰 국내 관련 스타트업들의 개발 성과도 쏟아진다. 이를테면 리벨리온의 '아톰'은 AI 반도체 성능 벤치마크 '엠엘퍼프(MLPerf)' 언어처리 분야에서 엔비디아 A2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또 KT데이터센터 탑재에 이어 해외 상용화를 위한 IBM데이터센터 품질검증(퀄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퓨리오사AI의 '워보이'도 엠엘퍼프 이미지 분류 분야에서 엔비디아 T4보다 빠른 속도를 기록하고, 카카오클라우드 서버 탑재 등의 성과를 이뤘다.
망고부스트가 설계하는 DPU도 최근 삼성전자의 PBSSD(페타바이트SSD)에 적용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DPU는 데이터센터의 CPU(중앙처리장치),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 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의 동작을 관리·효율화하는 인프라 개념의 반도체다. 망고부스트는 설계한 반도체를 양산하는 대신 IP(지식재산권)를 판매하는 칩리스(칩이 없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신규 메모리 반도체인 PBSSD를 발표하면서 망고부스트 DPU의 IP 적용계획을 밝혔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아직 대규모 수주 등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입증해야 하지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업계 분위기가 보수적인 상태에서도 당분간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들에 수백억원 단위의 뭉칫돈 투자소식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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