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넣자 바로 음란물 '와르르'…야동천국 된 텀블러 '속수무책'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3.09.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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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텀블러 캡처/사진=텀블러 캡처


세계 최대 SNS(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텀블러가 청소년 유해 게시물을 제대로 필터링하지 못하면서 포르노 영상들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유해게시물 차단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텀블러가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이기 때문에 사이트 접근 자체를 막기보다는 개별 게시물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해 게시물 차단 속도보다 신규 게재 속도가 훨씬 빨라, 개별 게시물 대응을 넘어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에서 텀블러 홈페이지 이름인 tumblr와 특정 검색어를 함께 입력하면 포르노 영상을 올려둔 계정들이 우후죽순 나타난다. VPN(가상사설망)을 써야 접속이 가능한 다른 해외 서버 기반 포르노사이트와 달리 텀블러의 유해 영상들은 곧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텀블러는 출시 초기부터 음란물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7년 방심위가 불법콘텐츠 대응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을 때도 '미국회사'라는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단순 포르노 외에도 일반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유포하거나 웹툰을 무단 도용하는 등의 불법게시물이 판을 쳤다.



텀블러의 정책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당시 아동음란물 등의 공유 문제가 불거지며 2018년 11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앱스토어에서 텀블러 앱이 퇴출됐다. 같은 해 방심위에도 음란물 자율규제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근본은 바뀌지 않았다. 텀블러는 선정적 게시물이 검색되지 않는 '안전모드'를 기본값으로 설정해놨으나, 사용자가 이를 변경할 수 있다. 또 여전히 다수의 음란물이 올라오지만 삭제 또는 차단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방심위는 지난해 10월에서야 해외 불법 음란물 삭제요청 대상 를랫폼에 텀블러와 틱톡을 추가했다. 하지만 블로그와 SNS를 결합한 독특한 형태 때문에 다른 SNS보다 개방성이 떨어지는 텀블러는, 여전히 불법 콘텐츠 유포의 온상으로 남아있다. 특정 게시물에 대해 방심위에 신고가 들어가도, 이를 차단하면 또 다른 게시물이 올라오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불법 도박 및 포르노사이트처럼 텀블러 자체에 대한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SNS이기 때문에 플랫폼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힘들다"며 "게시물을 직접 삭제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게시물별로 불법적 내용이 있는지를 파악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게시물 단위의 접근 차단 속도가 신규 음란물 생성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수의 인원이 모니터링하고, 1주일에 2차례씩 서면으로만 불법 사이트 및 게시물 심의를 하는 방심위 구조상 청소년 유해 음란물을 모두 차단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며 "심의 횟수를 '상시'로 늘리고, 모니터링 담당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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