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15도 상승했고 북극 해빙 면적은 1850년 이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를 증명하듯 전 세계는 역대 최강 사이클론과 태풍 등을 마주하며 신음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초 서울은 88년 만에 가장 더운 가을밤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동향은 어떨까.
글로벌 저탄소, 탈탄소 움직임에 맞춰 탄소중립 선언 기업이 증가했지만 이행전술 측면에서는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기업 자체적인 공정효율 개선, 신재생에너지 사용, 친환경 연료전환 등을 통한 직접적인 감축노력을 하더라도 현대 기술의 한계로 탄소배출량 '0'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직접감축 후 남은 잔여 배출량에 대해서는 탄소크레딧을 구매하거나 탄소감축 프로젝트(사업) 투자를 통해 감축량을 확보하고 상쇄하는 간접감축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기업만이 제한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활발히 투자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목표로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직접공기포집(DAC) 기업에 사상 최대규모인 2억달러(약 27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수년간 31만5000미터톤의 탄소를 제거할 예정이다. 애플은 2021년부터 복원기금을 조성해 자연기반 탄소제거 솔루션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고품질의 탄소감축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간접감축해야 한다. 탄소 회피방식이 아닌 산림 재조림, 바이오차, 농경지 식수 등 온실가스를 흡수 또는 제거하는 방식의 자연기반 솔루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과 같은 기술기반이 고품질에 해당한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는 감축 프로젝트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진행되는데 국내 투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외 프로젝트는 투자로 인한 국부유출 리스크가 존재하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한 발 빠른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정부기관, 지자체 중심의 탄소감축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국내 감축 및 감축기술 고도화 등을 기여한다는 점에서 국내 프로젝트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와 한 약속 1.5도에서 0.3도가 남았다. 탄소감축을 위해 직접, 간접을 가리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을 모두 다해야 할 때다. ㈜그리너리 대표이사 황유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