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칼바람 속에서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 겸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송 대표는 그동안 '대체식품 전도사'로 명확한 색깔을 드러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미래 먹거리를 가장 고민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사업진입 시점이 점유율로 이어지는 식품업계에서 후발주자로서 영역을 구축하려면 신시장 개척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부진했던 수익성은 노브랜드 버거 가맹점 확대로 만회하면서 대체식품(대체육 등)을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대안식품과 관련한 강연이나 설명회라면 전국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녔고 실험적이면서도 과감한 제품 출시로 꾸준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주류수입으로 성장해 온 신세계L&B는 종합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발포주 '레츠'는 흥행에 참패했고 한정판 '킹소주24'로 소주시장에 재도전한 상태지만 수천개에 이르는 도매사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그동안 신세계L&B의 핵심사업인 와인수입 판매도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와인의 인기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인수입액은 3.8% 늘어났지만 수입량은 7.2% 줄었다. 중저가 와인시장 축소를 고가와인 판매로 버텼다는 의미다. 지난해 신세계L&B의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그동안 신세계L&B의 조직문화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와인 판매점 '와인앤모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해외 와이너리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 납품하는 업무가 주력이고 마케팅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외부와의 소통 채널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오비맥주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카스와 OB골든라거를 키운 송 대표가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하게 된 배경이다. 송 대표가 신세계L&B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조직문화부터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식품음료업계 관계자는 "소통과 실리를 추구하는 송 대표가 신세계L&B의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접하고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며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가 시너지를 내기위해선 180도 다른 조직문화부터 손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