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세 사람의 서사가 더해졌다. 함께 군 복무를 했던 이윤과 이광일은 과거 구례에서 벌어졌던 사건으로 완전히 사이가 틀어졌다. 이윤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이광일에게 분노하고 있으며 이광일은 노비 출신의 이윤을 면쳔시켜주었지만, 아직도 머리 속에는 신분의 차이를 두고 있다. 동시에 두 사람은 모두 남희신을 연모하고 있다. 남희신은 독립 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광일과 혼인을 맺지만, 속마음은 이윤을 향해 있다. 남희신은 얽히고 설킨 인연의 끝에서 이윤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뒤로 미룬다.

크게 새롭지는 않은 주인공 3인방 외에 특별함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이호정이 맡은 언년이 캐릭터다. 여성 총잡이라는 드문 특징을 가진 언년이는 이윤을 죽이기 위해 간도로 향하지만 이내 이윤과 협력해 일본군에게 총구를 겨눈다. 나름의 서사를 가진 언년이는 극에 새로운 매력을 불어넣으며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액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도적'은 '칼의 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웨스턴 장르의 특성상 총기 액션이 대부분을 이룬다. 물론, 총이 아닌 활, 도끼, 맨손으로 이루어지는 액션도 찾아볼 수 있다. 액션 연기는 믿고 보는 김남길, 이에 못지않은 비중의 언년이를 비롯해 모두가 총을 쏠 때 활을 쏘는 유재명, 조선의 마지막 착호갑사 김도윤, 남사당패 출신으로 곡예를 보여주는 이재균, 무지막지한 괴력을 보여주는 차엽 등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에 이를 어떻게 매듭지을까 관심이 모아졌지만, '도적'은 아무런 매듭도 짓지 않는다. 광일은 희신의 정체를 알고도 결혼식을 올렸고 언년이는 현상금이 내걸린 이후 다시 사라졌다. 마적 장기룡에 대한 복수도 없었으며 간도 지방 불령선인 초토 계획 역시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게 끝났다.
실제로 많은 시청자들이 정주행을 마친 뒤 시즌2 혹은 파트2가 나오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열린 결말로 매듭을 짓고 새로운 시즌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넷플릭스식' 결말이다. 그러나 아직 후속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의도한 대로 후속 시즌이 나온다면 시즌1의 떡밥은 시즌2에서 풍부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제작이 되지 않는다면 애매한 결말에 그칠 수밖에 없다. '도적'은 과연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