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회사가 만든 LFP 배터리 관련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에선 현재 중국이 장악한 보급형 LFP 배터리 시장을 파고들 한국 제품의 윤곽이 IAA를 기점으로 잡히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SK온도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LFP 시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이 역시 개량형 LFP다. 화학 물질 조합 조정을 통해 저온에서 50~70% 줄어드는 기존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70~80%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 (414,500원 ▲1,000 +0.24%)도 성능을 개선한 LFP 배터리를 개발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배터리 소재 업계도 LFP를 겨냥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연구개발본부 내에 LFP팀을 별도로 꾸렸다. 성능을 끌어올린 LFP용 양극재 개발이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말까지 LFP 양극재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LMFP 양극재 등 기존 LFP 양극재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이르면 2년 뒤부터 한국형 LFP 배터리의 상업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양극재 제조사 별로 차이가 있지만, 빠른 곳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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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한 한국 업계가 이처럼 LFP 배터리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낸 까닭은 주요국이 전기차 보조금 삭감에 나선 영향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 양산을 위해 삼원계보다 저렴한 LFP 계열 배터리 사용을 늘릴 움직임이 포착돼서다. 테슬라, 포드, BMW등은 물론 현대차그룹도 LFP 배터리 채택에 나설 예정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20년 11% 수준에 불과했던 LFP 배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1%까지 상승했다. 점유율은 2030년 40%까지 뛸 전망이다. 한국 업계로선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됐고, 기존 LFP 배터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 2년 뒤 LFP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2차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년뒤 한국이 기존 중국 제품보다 성능을 끌어올린 LFP 배터리를 내놓을 때까지 중국 역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성능을 올리고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계 1위 LFP 배터리 업체 중국 CATL은 최근 완전 충전 시 최대 7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영하 10도에서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실제 성능이 CATL측 주장 대로일지는 추후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게 업계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