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라며..." 개미 베팅한 미국채ETF -14% 손실 '울상'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9.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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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이라며..." 개미 베팅한 미국채ETF -14% 손실 '울상'


미국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에 집중 투자한 미국채ETF의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 안에 금리가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반전할 거란 기대가 무너지면서 미국채ETF의 투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2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채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8,240원 ▼5 -0.06%)는 최근 6개월 수익률 -13.69%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올 들어 미국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자 만기가 긴 장기채 중심으로 평가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최근 6개월간 개인이 한국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ETF 2위에 해당되는 상품이다. 개인은 지난 6개월간 이 상품을 1807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과 외국인 자금을 합산하면 총 3359억원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 유입됐다.

그밖에 미국채에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69,835원 ▲165 +0.24%)도 6개월간 -11.98 하락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7,760원 ▲10 +0.13%) -14.14%, 미래에셋운용의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49,240원 ▲130 +0.26%) -16.54%로 줄줄이 부진했다. 특히 미국채에 2배로 베팅하는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6,230원 ▲5 +0.08%),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5,890원 ▲15 +0.26%)는 같은기간 각각 -29.67%, 23.84%로 크게 부진했다.



이는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며 국채 금리가 치솟은 영향이다. 연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점도표와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을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 7월까지만해도 내년에 4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이달 FOMC에서 내년 금리인하 예상 횟수를 2회로 줄여버린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는 한마디로 '인하 기대를 접어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미국 연준은 고금리 여건을 장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금리 인상 시점과 강도가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년여 만에 최고치인 4.48%까지 치솟았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수도 있겠지만 다수의 연준 위원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금리 상승이 이어졌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기술적 저항선인 4.3%~4.4%선을 상향돌파했다"며 "연준은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당장은 연준과 초장기채를 공매도하는 헤지펀드의 힘이 절대적이다"고 분석했다.

미국채는 안전자산으로 통하지만 만기가 20~30년에 달하는 장기채는 금리변화에 매우 민감한 변동성 큰 상품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금리 하락기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미국채 투자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문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 초반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 둘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의 금리 레벨은 매수 영역으로 판단된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금리 상승 구간을 고금리 확보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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