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코스피, 이젠 좀 다를까?…"2500 밑에선 사라"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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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4분기 투자시장 전망①]

편집자주 미국 국채금리가 또 한 차례 급등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 미국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이에 한국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졌고 신흥국의 주식, 채권, 환율이 모두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금융시장에서 주식, 채권, 펀드, 가상자산 투자의 방향키를 잡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본다.

뚝 떨어진 코스피, 이젠 좀 다를까?…"2500 밑에선 사라"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됐다. 금리, 유가 리스크에 증시가 주저 앉았다. 다가오는 4분기 주식시장도 험로가 예상되지만 증권가는 '기회'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공포 투매보단 가격이 저렴해진 주식을 사는 전략이 더 통할 것이란 설명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상반기 말(6월30일) 대비 99.21포인트(3.87%) 내린 2465.07을 기록했다. 올초 가파르게 상승했던 코스피가 2500선을 내주고 2450선으로 주저앉았다. 고공행진하는 유가, 금리, 원/달러 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매파적 분위기의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고금리가 생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꺾이지 않는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2230억원, 5조704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7조979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78,700원 ▲1,000 +1.29%)는 하반기 들어 5.26%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 (362,500원 ▼1,500 -0.41%)(-13.83%), SK하이닉스 (199,200원 ▲1,500 +0.76%)(-0.43%), 삼성바이오로직스 (771,000원 ▼6,000 -0.77%)(-8.47%), 현대차 (271,500원 ▼5,500 -1.99%)(-7.46%), 삼성SDI (405,500원 ▼3,000 -0.73%)(-23.47%), LG화학 (393,000원 ▲10,000 +2.61%)(-25.56%) 등도 하락했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388,500원 ▼2,000 -0.51%))는 같은 기간 37.89% 올랐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이슈를 경계하는 가운데 종목 중심의 빠른 순환매가 확인되고 있다"며 "연중 상승폭이 가팔랐던 업종들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차전지주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가 확인됨에 따라 높은 가격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뚝 떨어진 코스피, 이젠 좀 다를까?…"2500 밑에선 사라"
쉽지 않은 K-증시…대피처는 어디?
다가오는 올 4분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8~9월 조정을 겪었지만 (투자자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악재들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기에 10월엔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4분기 코스피지수 범위는 △DB금융투자 2450~2800 △NH투자증권 2450~2750 △리딩투자증권 2480~2750 △하나증권 2420~2710 △한국투자증권 2400~2800 등이다.

지금보다 코스피지수가 더 내려갈 수도 있지만 일부 증권가에선 공포의 투매보다 오히려 매수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500선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전략'을 펼치라고 말했다. 현재 코스피는 상승을 위한 변곡점에 있다는 설명이다. 1차 반등 목표치는 코스피 2650선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2480~25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준이며 단기 반등 시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한 주식들을 선별적으로 골라담으라는 의견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인터넷, 헬스케어, 대신증권은 반도체, 자동차, 미디어·교육, 한국투자증권은 금융, 통신, 유틸리티 등을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각각 추천했다.

또 최근 고배당 방어주인 은행, 보험, 통신업종의 주가가 올랐는데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 배당 기대감이 유입될 거란 설명이다. 지난 7월1일부터 코스피가 3.87% 하락한 반면 KB금융 (77,800원 ▼1,300 -1.64%)(15.81%), 하나금융지주 (61,500원 ▼800 -1.28%)(8.29%), 삼성화재 (349,000원 ▲5,000 +1.45%)(13.26%), DB손해보험 (99,300원 ▼1,200 -1.19%)(19.84%), SK텔레콤 (52,100원 ▼100 -0.19%)(11.59%) 등은 올랐다.

김대준 연구원은 "어떠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어주가 투자 대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며 "당분간은 대응 차원에서 방어력이 강하고 베타(변동성)가 낮은 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제공/사진=뉴스1 제공
개미들이 사랑한 코스닥…연말 매도 폭탄 위험
반면 코스닥시장은 다소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가 저평가 구간에 들어온 이상 코스닥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질 거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날 기준 코스닥지수도 841.02를 기록했는데 하반기 들어 3.16% 하락했다.

또한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닥시장에 집중됐지만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으로 매도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 주체였다. △에코프로비엠 (202,500원 ▼1,500 -0.74%) 5840억원 △에코프로 (96,600원 ▼600 -0.62%) 680억원 △포스코DX (38,450원 ▲200 +0.52%) 510억원 △엘앤에프 (154,500원 ▲1,300 +0.85%) 8580억원 △JYP Ent. (60,600원 ▲3,000 +5.21%) 2810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 (171,200원 ▼1,700 -0.98%) 190억원 등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3년 대주주 한도가 50억원이 된 후부터 개인 투자자들은 12월 주식을 순매도했다. 2020년 이후 대주주 한도가 10억원이 된 이상 비슷한 양상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한화투자증권은 설명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 순매도는 세금과 당해 주가 등락률에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30%에 가깝고 개인투자자들의 월평균 순매수 규모도 8783억원으로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어 "올 연말 개인투자자들은 세금 회피 목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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