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 대상, 반세기 동안 소외계층 버팀목 된 '가톨릭근로자회관' 선정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09.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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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롤릭근로자회관 대표 이관홍 신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와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가롤릭근로자회관 대표 이관홍 신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와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5회 아산상 대상에 지난 48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근로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을 지원하며 복지증진에 기여한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의료봉사상에는 지난 22년간 베트남 호찌민 인근 농촌지역에서 소외지역 주민들과 고엽제 환자 등의 치료에 헌신한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 우석정 원장(62세)이 선정됐다. 사회봉사상은 학대와 방임 등으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35년 동안 식사와 상담 등을 제공하며 건강한 성장을 도운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이정아 대표(55세)에게 수여된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박기홍(본명 요셉 플라츠, 1932~2004) 신부에 의해 1975년 대구에 설립됐다. 오스트리아에서 근로자 권익 옹호 활동을 해온 박 신부는 1970년 한국에 입국해 가톨릭 노동청년회 지도신부를 맡아오다 근로자들을 위한 독립된 기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1975년 독일 해외원조재단의 도움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가톨릭근로자회관을 건립했다.

이후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처우가 열악한 근로자를 시작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했고,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인도주의를 실천해왔다. 1970년대는 노동조합원 교육, 노동문제 상담, 저학력 근로자 학업 교육, 노동법 교육 등을 통해 근로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썼다. 1990년대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무료 진료소와 쉼터 운영, 법률상담 등을 시작하고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들을 위한 가족 상담과 한국어 교실 운영, 난민 신청자와 가족들을 위해 보육료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가톨릭근로자회관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은 2001년부터 베트남의 소외지역에서 인술을 실천하고 있다. 우석정 원장은 경북대 의과대학 출신의 흉부외과 전문의로, 응급환자 치료가 저개발국 환자를 돕는 데 더 효율적이라 생각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추가로 취득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낙후된 의료환경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베트남 주민들을 위해 이동 진료를 시작한 그는 2006년부터 호찌민시 인근 농촌지역에 롱안 세계로병원을 설립해 연간 3만 60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선천성 심장병, 구순구개열, 화상 환자 등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고엽제로 선천성 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치료와 재활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소외지역 주민들의 질병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이정아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는 1988년 경기도 부천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야학교사 활동을 시작으로 현재 시민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여러 단체를 설립해 위기 아동과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어른들의 작은 관심이 어려움에 부닥친 청소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가정에서 시작한 작은 공동체를 밥차, 식당, 자립형 생활관, 버스형 청소년센터 등으로 발전시켰다.

제35회 아산상 시상식은 다음달 23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가톨릭근로자회관에는 상금 3억원, 우석정 원장과 이정아 대표에게는 각각 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밖에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3명에게도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6명(단체 포함)에게 총 9억6000만원의 상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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