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넷플릭스가 DVD 대여점이었지"…26년만에 사업 완전철수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09.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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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이번 주 마지막 '빨간 봉투' 배송을 끝으로 DVD 사업을 종료한다. '빨간 봉투'는 넷플릭스가 26년 전 처음 시작한 DVD 우편 대여 서비스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대여를 신청한 영화 DVD를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준 뒤 반납도 우편으로 받는 방식이었는데, OTT와 직접 영화·드라마 제작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DVD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의 DVD 배송 대여 서비스를 상징하던 '빨간 봉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의 DVD 배송 대여 서비스를 상징하던 '빨간 봉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디즈니랜드 근처에 위치한 넷플릭스 DVD 유통공장의 한 시대가 끝났다"며 이번 주 DVD 배송을 끝으로 넷플릭스는 29일부터 DVD 사업을 종료한다고 전했다.



한때 일주일에 120만개의 DVD를 보내고 받던 이 공장엔 50명 넘는 직원이 일했다. NYT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후반엔 미국 배송업체 UPS의 5번째 큰 고객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미국 내 배송 시설 58개, 중간 배송 지점 128곳을 운영했다. 하지만 지금은 캘리포니아주 2곳을 포함해 뉴저지, 달라스, 조지아 한 곳씩 등 5곳으로 줄었다.

처음 DVD 사업을 시작할 때 넷플릭스는 DVD 1개를 빌리는 데 4달러를 받았다가 1999년부터 정기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요금도 대여 개수에 따라 7.99달러~11.99달러까지 나눴고, 나중엔 고화질 블루레이를 선택하면 추가 요금을 받는 식이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력 사업으로 되면서 넷플릭스의 DVD 사업부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3년 매출이 9억1100만달러(1조 2138억원)였지만 지난해에는 1억4600만달러(1945억원)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DVD 사업 부문 매출은 6000만달러(800억원)로 더 줄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올린 수익 65억달러(8조 6600억원)에 비교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때문에 넷플릭스는 지속해서 위축되는 DVD 시장을 이유로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

앞서 올해 초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공동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와 나는 지금이 승계를 마무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두 CEO와 이사회의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던 테드 서랜도스 CEO와 그레그 피터스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공동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한편 헤이스팅스는 1997년 DVD 대여 사업을 시작한 뒤 정점을 달리던 2007년, 컴퓨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온라인으로 확장했다. 특히 2013년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OTT 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넷플릭스는 2017년 가입자 1억 명 돌파, 3년 뒤 2020년 가입자 2억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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