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출시돼도 주가는 '와르르'…한국 게임株 수난시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9.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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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출시돼도 주가는 '와르르'…한국 게임株 수난시대


고금리 투자환경 속에서 국내 게임주들이 맥을 못 춘다. 신작이 나왔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증권가에선 게임주 투자가 앞으로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넥슨게임즈 (13,340원 ▼140 -1.04%)의 주가는 32.45% 하락했다. 다른 게임주들도 마찬가지다. 네오위즈 (21,650원 ▼150 -0.69%)(-31.81%), 컴투스 (40,350원 ▲350 +0.88%)(-27.23%), 카카오게임즈 (21,900원 ▲100 +0.46%)(-23.74%), 크래프톤 (243,000원 ▲3,500 +1.46%)(-23.56%), 엔씨소프트 (178,200원 ▲2,100 +1.19%)(-22.37%), 펄어비스 (31,900원 ▼150 -0.47%)(-11.37%) 등도 하락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여러개의 신작들을 선보였다. 국내 대표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불리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지난 4일 출시됐다. 한국 게임 최초로 지난해 유럽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3관왕에 오른 만큼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출시 이후 게임 비평 사이트인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에서 82점을 받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주가는 반대로 흘러갔다. 네오위즈의 출시 전 주가는 3만8000원 선이나 현재 2만7000원 선까지 약 30% 정도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주가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프롬소프트웨어 출시작들과의 유사성 등이 일부 평점에 프레셔를 준 것으로 관측된다"며 "일부 아웃라이어 비평가 평점이 존재하기에 유의해야 하나 종합 결과치는 다소 애매한 결과"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5월 약 1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신작 'TL'(쓰론앤리버티)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많은 유저들이 TL을 플레이했지만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 방식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TL은 올 4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스틸샷/제공=펄어비스 홈페이지 갈무리펄어비스 '붉은사막' 스틸샷/제공=펄어비스 홈페이지 갈무리
게임주는 일반적으로 신작 출시 기대감과 초기 흥행 성적으로 주가가 움직인다. 개발 단계에서 공개되는 티저 및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고 투자자들은 발빠르게 흥행을 점치는 한편 출시 직후 게임 매출 순위 등을 살펴본다. 지난해 6월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호평을 받자 주가도 반등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올해 출시된 신작들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다른 신작들도 출시가 묘연한 상황이다. 연말 넥슨게임즈 (13,340원 ▼140 -1.04%)의 '퍼스트디센던트', 펄어비스 (31,900원 ▼150 -0.47%) '붉은사막' 등의 게임이 출시되는데 이들의 성과는 내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당분간 게임주들의 주가가 답답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대형 게임사의 경우 신작 흥행과 함께 기존작들의 실적으로 증명을 해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본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이 이전보다 개선된 3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중국 '화평정영'의 매출 하락으로 인해 주가 하락폭이 컸으나 하향 안정화 구간에 진입했고 인도 BGMI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면서 실적은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상승을 위해선 색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PC, 모바일, 콘솔 중 일부를 겨냥해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하나의 게임을 다양한 기기에서 즐기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게임 개발, 운영 경험이 많지 않지만 오랜기간 모바일 게임 운영 경험을 대입하면 콘솔 게임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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