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헌정 디자인기자
1일 대만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TSMC를 겨냥한 투자 요구가 잇따른다. 미국 정부와 주요 반도체기업이 중단된 공장 가동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케이티 홉스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가 직접 TSMC를 찾아 패키징 공장 건설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TSMC가 숙련 인력을 투입하거나, 추가 생산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미국 반도체 생태계를 확대·강화하려는 시도다.
해외 팹을 지을 때 드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있다. TSMC는 자국 가오슝, 중국 난징, 독일 드레스덴, 일본 구마모토 등 여러 국가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 중 가오슝과 난징 공장은 미중 갈등, 중국의 압박에 더해 비용 부담으로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TSMC는 인력 부족도 모자라 비용을 더 내고서라도 공장을 더 지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미국에 추가 공장을 건설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대만 업계에서 '미국이 반도체 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만 기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TSMC는 현재 패키징 공장을 미국에 건설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압박이 지속되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내부 일자리를 뺏기는 것도 문제다. TSMC는 직접 올해 '6000여명을 고용할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라고 언급했으나, 해외 시설이 늘면 내부 팹 인력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만일 웨이퍼 팹을 건설하게 되면, 후공정이 필요한데 완성품을 대만으로 옮기게 되면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지므로 어쩔 수 없이 후공정 공장도 건설해야 한다"며 "웨이퍼 팹의 1차 건설 계획이 발표될 때부터 미국에 추가 공장 건설을 강제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