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헌정 디자인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량 확장 범위를 초안대로 5%로 확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40%를 만들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댜렌과 우시 공장에서 각각 낸드 20%, D램 40%를 제조하고 있다. 공장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면 전체 생산량에도 타격을 입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량 확대를 요구했던 것엔 국내 기업의 절박함이 담겼다"며 "하지만 최종안에는 이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첨단 반도체용 생산 장비를 중국에 반입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내달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반입 유예조치가 종료되는데, 한국과 미국은 막바지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는 유예조치가 1년 더 연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만일 연장 없이 통제조치가 발효되면 불확실성이 커진다.
중국 업계도 반도체법 최종안이 한국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증설이 막히면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중국 시장을 잃어버린 한국 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미국 반도체법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가속화되면 한국의 반도체 기업이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기업과 경제를 볼모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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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에서는 최종안 발효로 중국도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 위치를 상실하겠지만, 국내 기업의 부담 역시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태도가 강경하기 때문에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섣불리 늘릴 수 없지만, 중국 외의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다"며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