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반도체 보조금' 제한 확정…"만족 아니지만 리스크 줄어"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2023.09.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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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있는 인텔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 육성법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있는 인텔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 육성법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높은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과 생산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영 리스크를 줄이며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가 자국 내 투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내건 대신 경쟁국인 중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보조금 환수 조치를 포함해 다양한 제한 요소를 '최종' 발표해서다.

범용반도체 생산 능력 등 우리 정부와 기업에 요구해온 핵심 사안은 전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중국과의 공동연구 등에서 예외 사항이 생기는 등 긍정적 부분도 있다.



지난 22일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 상 보조금 등 투자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기업의 중국 등 우려대상국 내 설비확장과 기술협력을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의 최종안을 공고했다. △확장 가드레일 △기술 가드레일로 중국 내 시설의 생산 능력과 기술 개발과 관련돼 있다.

미 상무부의 최종안에 따르면 수혜 기업은 반도체법상 보조금 수령조건으로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 있는 생산능력(웨이퍼 기준)을 10년간 5% 이하로 확장 가능하다. 기술 수준이 보편화된 범용 반도체의 경우 제조 설비 중 기존에 있는 설비·장비는 10% 미만까지 확장할 수 있다.

앞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미국에 첨단 반도체의 생산 능력 확장 기준(5%)을 2배로 늘려달라고 상무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범용 반도체 기준 완화 요구 사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생산능력 기준이 '월별' 웨이퍼 수에서 '연간' 웨이퍼 수로 변화됐다. 미 상무부가 지난 3월 공개한 최초안보다 넓어진 조치로 생산량이 업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주장한 반도체 업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5%를 초과해 생산능력을 확장할 경우 10만달러(약 1억3365만원)라는 투자금액 제한이 있으나, 보조금 신청기업과 미 상무부 간 협약 과정에서 결정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범용반도체 생산 능력과 관련해 미 상무부와 협의에 따라 보조금 수령 시점에 구축 중인 시설도 포함이 가능하다. 특히 중국 공장에서 만든 범용반도체 85%가 중국 등 우려대상국 시장에서 최종 제품으로 활용된다면 확장 가드레일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확장 가드레일 제한 범위 내에서 기술 업그레이드와 기존 설비 유지를 위한 장비 교체도 허용된다.

중국과 공동 개발 중인 반도체 기술 연구는 허용된다. △국제표준 활동 △특허 관련 활동 △품질 보증 등 국가안보 우려를 높이지 않는 기술·품목에 대한 공동연구도 가능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반도체법은 근본적으로 국가 안보 구상이며, 이런 가드레일은 미국 정부 자금을 받는 기업이 우리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고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우리 기업의 투자·경영 활동 보장을 위해 미 정부와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기업별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등을 기반으로 반도체법상 인센티브 규모와 가드레일 조항을 고려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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