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정리해고 대상은 회계, 인사 등 기업 내 백오피스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다.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소매와 소비자 관리 전문가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I 해고'는 특히 테크기업에 집중됐다.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드롭박스는 전 세계 직원의 16%를 감원하기로 했다. 해고된 직원들의 빈자리는 AI가 채운다. 프로그램 작성 업무 등이 AI로 대체될 전망이다. 드류 휴스턴 드롭박스 CEO는 "AI 컴퓨팅 시대가 도래했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술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IBM은 지원부서 인력 30%를 AI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지난 5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몇 년 안에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역할에 대한 채용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R(인사관리)같이 고객을 대면하지 않는 IBM 백오피스 인력 중 약 30%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IBM에서는 약 2만6000명이 고객 응대를 하지 않고 있다. 약 78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 기술 업체 체그도 지난 6월 AI 전략을 실행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전체 인력의 4%를 감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지식노동'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맥킨지는 설명했다. 의료, 법률 등 전문직은 AI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져 업무량도 이에 따라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고소득·고학력 노동자라도 반복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올해 초 구글이 1만2000명을 감원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해고자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글 측은 "감원 결정에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의견을 냈다.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캡테라가 지난 1월 미국 기업의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98%가 올해 직원 해고를 결정할 때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