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2월 '유전성 비만치료제' 2상 개시…"먹는 약 경쟁력"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9.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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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디자인 공개, 2025년 종료 예정

LG화학이 연내 유전성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2상에 나선다. 상용화가 되면 '먹는 약'으로 '주사' 중심인 비만 치료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이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도 두 차례 받았다.

LG화학, 12월 '유전성 비만치료제' 2상 개시…"먹는 약 경쟁력"


24일 임상시험 정보 제공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LG화학 (375,000원 ▲4,500 +1.21%)은 오는 12월 'LB54640'의 글로벌 2상 첫 환자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2년 후인 2025년 12월 임상 2상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공개한 임상시험 디자인을 보면 LB54640 2상은 LEPR(렙틴 수용체),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PCSK1(서브틸리신·켁신 1형) 결핍으로 인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투여 연령은 12세 이상, 최대 용량은 600mg이다. 이들에 LB54640을 16주간 투여해 효능, 안전성, PK(약동학·약물의 흡수)를 평가하는 것이다. 기간은 임상 환자에 대한 스크리닝, 치료, 장기 연장, 추적 기간 등 모든 과정을 감안할 때 총 64주에 이를 것이란 설명이다.

1차지표는 첫 투약 후 16주차까지 BMI(체질량지수) 변화로 설정했다. 2차지표는 첫 투약부터 52주차까지 부작용 빈도와 중증도, 특별한 관심을 끄는 이상반응(AESI) 빈도와 심각도, 기준선부터 52주차까지 체중과 허리 둘레 평균 변화 등이다.



LB54640은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 단백질의 작용 경로를 표적하는 비만 신약 후보물질이다. MC4R의 상위 경로 유전자(LEPR, POMC 등)에 결함이 있어도 최종적으로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MC4R 단백질에 바로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특히 주사제형인 다른 비만 치료제와 달리 경구형(먹는)으로 차별점을 갖고 있다. 복용 횟수도 1일 1회로 많은 편이 아니다. 복용 부분에서 환자 편의성이란 경쟁력이 뚜렷하다.

작년 말 종료된 임상 1상 결과도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미국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Obesity week 2022)에서 출판된 자료에 따르면 LB54640는 일반 비만환자 96명을 대상으로 한 1상에서 모든 용량(10mg~600mg)에서 내약성을 확보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경증 내지 중등도 메스꺼움, 구토였다. 투약 일수인 28일 동안 최고용량 그룹에서 체중이 최대 3% 감소하면서 체중관리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LB54640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2020년 9월 LEPR 결핍에 이어 2022년 6월 POMC 결핍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FDA는 20만명 미만 유병률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개발회사는 7년간 미국시장 판매 독점권,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 지원·세금 감면, 개발 관련 사전 상담 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희귀 비만증 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주사 제형 제품(리듬파마슈티컬스 임시브리) 한 개밖에 없다"며 "LB54640가 기존 상용 제품과 동일 기전 약물이기는 하지만 먹는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어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내 희귀 유전성 비만 환자는 약 12만명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 유전성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 기준 2022년 360억원에서 2028년 1조원으로 성장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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