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뒷전"…'순살아파트' 발주처도, 노동자 8명 사망 대표도 '휴우'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3.09.24 05:50
글자크기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7.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7.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 달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정감사에 참석할 일반증인 11명 명단이 공개되면서 건설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에 여야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건설안전 이슈는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린 분위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위는 전날 전체 회의를 열고 다음 달 10∼27일 국토교통부(국토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부동산원, 서울특별시, 경기도 등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계획서를 채택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에 출석할 일반 증인 11명의 명단을 우선 공개했다.

증인 11명 중 10명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증인이다.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국토부 공무원과 경기 양평군 공무원, 용역사 관계자, 전문가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비양평' 증인은 단 한명이다. 임병용 GS건설 (16,020원 ▼220 -1.35%) 부회장이 국감장에 불려가게 됐다. 임 부회장은 철근누락으로 지난 4월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 사고 관련 질문을 받을 전망이다.

당초 건설업계에선 GS건설뿐만 아니라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DL이앤씨 (38,500원 ▼50 -0.13%)와 철근누락 사건과 건설 이권 카르텔로 구설에 오른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표자가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일단 공개된 증인 명단에 건설업계 인물이 임 부회장 한명에 그치자 건설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다. 특히 LH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주처인데도, 국감 증인 명단에서 빠져 있어 눈길을 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사망자가 8명에 달한다. 이해욱 회장이나 마창민 대표가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되면서 내부적으로 대응전략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감의 핵심쟁점은 중대재해처벌법과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 문제였다. 올해에도 붕괴 사고와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감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들어 안전관리 문제는 다른 대형이슈에 밀리는 분위기다.

여야 국토위 간사들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명단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 관심사는 건설업계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관련,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과 장하성·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양평군수 출신 김선교 국민의힘 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처남 김 모 씨 등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토위 관계자는 "국감 직전에 정치적인 이슈가 크게 부각돼 뒷전으로 밀린 건설업계는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면서도 "아직 건설업계 증인을 추가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지켜보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