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탕후루 열풍이 주식시장까지 불어오고 있다. 식지 않는 열기에 투자자들은 탕후루 관련주까지 찾아 나섰다. 설탕 생산 기업들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테마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트리거는 국제 설탕 가격의 급등"이라고 말한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설탕 제조 전문업체 대한제당은 전 거래일보다 20원(0.63%) 오른 3215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26.33% 오른 주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도 지난 7월 30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냉동·간편 조리 식품 분야 10대 인기 검색어 1, 2위를 아이스(얼음) 탕후루와 탕후루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 가맹점은 연초 수십 곳에서 최근 400곳까지 늘어났다.
올해 5월 12년 만에 700달러를 넘어섰던 설탕 선물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국은 "여러 식품 가운데 설탕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2월, 3월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11% 올랐지만, 올해 2월과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1%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0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시민이 설탕이 구매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설탕은 파운드당 26.68센트에 거래되며 전년 동기(18.05센트)보다 47.8% 올랐다. 국제 설탕 최고점 가격은 지난 4월 27일 기록한 파운드당 26.99센트다. 2023.9.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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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설탕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거나 대신할 감미료를 찾기도 하지만 실상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상승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설탕값이 오르면서 설탕 관련주의 급등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한제당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대한제당의 주가는 삼양사, CJ제일제당과 비교해 오름세가 가파른데, 사업 부문이 설탕 생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삼양사의 경우 화학 부문의 비중이 큰 회사고 CJ제일제당도 소재 부문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안 설탕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인도에서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 큰 수준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으면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원당 가격과 관련 가장 크게 부각 받을 곳은 대한제당이고, 수급이 충분히 쏠린 이후에는 여타 설탕주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