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국발 '고금리 신호'…국내은행 대출금리도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3.09.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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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미국발 '고금리 신호'…국내은행 대출금리도 오른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매파적 신호'에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17~6.187%로 지난달 1일(4.08~6.064%)에 비해 금리구간 상·하단이 각각 0.09·0.123%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금리도 3.90~6.09%로 상·하단이 각각 0.14·0.25%p 뛰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채권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지만,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20일(현지시간) 미 국고채 2년물 금리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19%대까지 올랐다. 10년물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연 4.4%대까지 올랐다. 미 국고채가 들썩이자 국내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3·5·10년물 고시금리는 각각 3.940%, 3.977%, 4.031%로 연고점을 모두 경신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금융채 금리에도 영향을 줘 대출금리를 끌어올린다. 주담대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에 주로 영향을 주는 금융채(무보증·AAA) 6월물 금리는 전날 기준 3.947%로 지난 1월 11일(3.963%) 이후 최고치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지난 18일 4.484%를 기록하면서 지난 3월 2일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은행들의 외형 경쟁으로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대출금리가 더 뛸 수도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과도한 외형 경쟁 자제를 당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국고채 금리는 국내 국고채 금리와 금융채 금리, 은행 대출금리에 차례로 영향을 준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내년 2분기 이후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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