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사장 조모씨(67)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6일의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식당 문을 열 생각이다. 추석에 고향 방문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겨냥해보려 한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임대료 부담도 있고 식당 운영이 쉽지 않다"며 "추석 때 다른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 그나마 배달 주문이 좀 들어온다. 주문이 많지는 않지만 '틈새시장'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근처에서 마라탕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0)는 엿새 간의 연휴 기간 중 나흘간 가게 문을 열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일할 사람(아르바이트생)이 있다 보니 추석 기간 내내 영업했었는데 올해는 아르바이트생도 쉬어야 하니 일할 사람도 없다"며 "대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니 이전보다는 벌이가 나아졌지만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이쪽 상권이 다 죽었다. 6일 다 문을 닫기엔 아무래도 부담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도 추석 기간 영업 기간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회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회사 대부분이 쉴 텐데 하필 임시공휴일까지 연달아 있으니 고민"이라며 "배달 없이 홀 주문만 하는 매장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재료비 고민에 연휴 기간 아예 문을 닫겠다는 이들도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월평균 인건비는 29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4%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 정보에 따르면 전날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0kg에 1만8420원으로 한 달 전 1만6615원에서 1805원 올랐다. 쌀 20kg 도매가격 역시 5만1140원으로 한 달 전 4만9300원에 비해 1840원 올랐다.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상권에서 김밥을 파는 이모씨(60)는 "매출에서 인건비와 월세, 원재료 값, 전기료, 도시가스비까지 내면 남는 게 없다"며 "이전까지는 종합소득세를 냈는데 올해는 남는 것도 없어 종합소득세 낼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 기간) 가게 문을 열어봤자 손님도 없고 부가 비용만 나가니 이번엔 문을 닫으려 한다"며 "장사가 너무 안돼 최근 가게도 내놨다"고 밝혔다.
연휴가 길면 복귀 후에도 매출에 타격이 있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설명이다. 오피스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해외여행 등으로 추석 연휴 기간 소비를 늘리는 이들이 많다 보니 연휴가 끝나면 지갑 문을 닫아 장사가 더 안된다"며 "축소 영업을 하더라도 최대한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