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리인상설 불지핀 연준..내년도 5% 안팎 고금리 시대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09.2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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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금리인상설 불지핀 연준..내년도 5% 안팎 고금리 시대 [뉴욕마감]


미국 중앙은행이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점도표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인상 기회가 남았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76.85포인트(0.22%) 내린 34,440.8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41.75포인트(0.94%) 하락한 4,402.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09.06포인트(1.53%) 떨어져 지수는 13,469.13에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예상대로 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연내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6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7월에 25bp를 올렸다. 9월은 동결했지만 지난 4개월의 모습처럼 11월에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25bp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고지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전망에 귀를 기울이면서 심리적으로 요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는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는 아직까지도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언급했다.



9월 기준금리는 동결..하지만 1번 더 남았다
(뉴델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참석을 하고 있다. 203.9.1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뉴델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참석을 하고 있다. 203.9.1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 결과 기준금리를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현 상태의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점도표에 발표된 전망에 따르면 금리는 올해 한 번 더 인상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내년인 2024년에는 두 번의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6월 마지막 업데이트에서 표시된 것보다 두 번이나 적은 수치다. 그러면 기준금리는 베이비스텝을 기준으로 하면 4.75~5.00%가 된다. 물론 금리인하에서 연준이 경제의 심각한 침체를 명분으로 빅스텝(50bp 인하)을 밟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연준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12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주장한 반면 7명은 반대했다. 후자는 6월 회의보다 1명이 더 많았다. 2025년 기준금리 전망은 이전 3.4%에서 3.9%로 높아졌다.


장기적으로 FOMC 위원들은 2026년 기준금리를 2.9%로 다시 수정했다. 이는 연준이 성장을 자극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 중립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위원회가 2026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 예상 중립 금리는 2.5%로 유지됐다.

금리 전망과 함께 연준 위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대폭 상향 조정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추정치의 두 배 이상이다. 위원들은 하반기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GDP 전망은 1.1%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측정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6월보다 0.2%p 내린 3.7%로 낮아졌다. 실업률 전망은 종전 4.1%에서 3.8%로 전망됐다.

하반기 연착륙 기대감 높다..그래서 고금리 유지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서 연설을 갖고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9.2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서 연설을 갖고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9.2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경제의 연착륙이 기본 시나리오는 전혀 아니다"며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착륙이 기본값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다"며 "연착륙 전망은 (현재로선) 그럴듯한 결과이고, 연착륙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항상 생각해왔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어 "연착륙으로 가는 길은 좁아졌다가 넓어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은 "궁극적으로 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고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그래서 우리가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입장에서 물가 안정성을 먼저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물가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경제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고 경제는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인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연준이 개입해 계속해서 긴축을 해야 하는 비참한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금리를 높이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현 상태의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점도표에서 2024년 금리인하가 지난달보다 2번 줄어든 2회에 그친 이유는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 금리인하 횟수를 줄인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낙관적인 견해와 더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고) 대체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에 대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9월 회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사족을 달면서 기술주들은 이날 적잖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은 모두 3% 안팎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날 모건스탠리가 호평했지만 2.4%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이달에만 13%가 하락해 막차를 탄 이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바람을 타고 상장해 급등했던 ARM홀딩스와 인스타카트 등도 공모가 근처로 주가가 수렴하기 시작했다. 이날 상장한 마케팅 자동화 기업 클라비요는 그러나 공모가보다 9% 이상 오른 주당 32.7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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