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또 떨어졌네"…너도나도 엔화예금으로 '우르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3.09.2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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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엔화예금 다시 1조엔, 이달에만 437억엔 ↑
환율 900원 밑돌면서…금융권도 관련 마케팅 활발

"엔 또 떨어졌네"…너도나도 엔화예금으로 '우르르'


엔화 환율이 900원(100엔당)을 밑돌면서 엔화를 사두는 사람이 늘었다. 지난달 차익실현 등으로 빠졌던 엔화 예금이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다시 1조엔(약 9조원)을 넘어섰다.

2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387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437억엔(3840억원) 늘었다. 하루에 약 370억원씩(영업일 기준) 늘어난 셈이다.



지난 6월(1조4360억엔)과 7월(1조3603억엔) 1조엔을 넘어섰던 엔화 예금 잔액은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실현 등으로 지난달 9950억엔으로 줄었다.

7월말 100엔당 896.95원까지 떨어졌던 엔화는 지난달 18일 924.14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엔화가 다시 100엔당 900원을 밑돌면서 엔화 투자가 늘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장중 894.1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8월 1일 기록한 연저점(895.18원)을 경신했다. 이날도 100엔당 896.18원에 장을 시작한 뒤 대부분의 거래가가 900원을 밑돌았다.



엔화는 엔/달러나 원/달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엔화 가격이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일본은 단기 금리를 0.1%로 동결하는 등의 마이너스금리를 유지 중인데, 미국 연준의 긴축기조와 겹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9일 "마이너스 금리의 해제도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약세를 꺾지는 못했다.

장기간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엔화 마케팅도 활발하다. BNK부산은행은 이달 말까지 일본 잡화점 체인인 '돈키호테'에서 1만엔 이상 구매하면 기존 10% 면세할인에 5% 할인을 추가되는 쿠폰을 모바일 또는 인터넷 뱅킹에서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도 '돈키호테'에서 1만엔 이상 결제 시 500엔을 즉시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오는 11월 중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편의점 '로손'과 쇼핑몰 '빅카메라'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할 때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엔화 예금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투자 목적의 매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엔화가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환전 수수료 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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