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차 폴란드까지 갔는데…우크라 "안 받아" 거부,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9.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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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레오파르트1 전차 /로이터=뉴스1독일 레오파르트1 전차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가 독일산 구형 레오파르트 전차의 고장을 이유로 폴란드에 도착한 전차의 인도를 거부했다.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결함 지적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앞장서 온 독일이 연이은 결함 소식에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외신은 짚었다.

19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슈피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폴란드 제슈프에 도착한 독일의 레오파르트1 전차 10대에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며 해당 전차를 인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독일에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해당 전차를 수리할 기술자가 자국에 없어 직접 수리가 어렵다고 판단해 전차 인도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측은 우크라이나의 인도 거부 통보에 전차 검사를 위해 전문가를 폴란드에 파견했다. 검사 결과 전문가들은 "올해 봄 우크라이나 군인을 상대로 시작된 2주간의 집중 훈련 과정에서 전차가 손상됐다"며 "상당한 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독일 관리에 따르면 전차 수리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전차의 고장 문제는 두 번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에도 자국에 도착한 독일 레오파르트1 전차 결함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슈피겔은 독일 측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전차의 연이은 기술적 문제 발생에 당혹스러워했고, 현재 독일 창고에 보관된 전차에 대한 긴급 수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까지 독일이 제공한 레오파르트 전차 중 절반가량은 우크라이나에 도착 직후 고장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전차는 앞서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110대 레오파르트1 전차 지원 중 두 번째 물량이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레오파르트1 전차는 1960년대 처음 개발됐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전차로 활용됐다. 레오파르트1 전차는 지난 1990년대 마지막으로 개량됐고, 10여 년 전 독일군에서 퇴역했다. 독일군은 현재 레오파르트2 전차를 사용하고 있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독일의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을 요청했지만, 독일은 전쟁 확대를 우려해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다 올해 초 미국의 전차 지원 발표 이후 레오파르트2 전차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고장 난 레오파르트1 전차 인도를 부품 및 기술자 부족으로 거부한 것을 두고 "레오파르트2 전차를 지원해도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스펙테이터는 "우크라이나가 레오파르트1(수리)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이 부족하다면, 이보다 (성능이) 발전된 레오파르트2를 관리하는 데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돕다"며 우크라이나의 전차 활용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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