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자.
2014년 이후 2022년까지 인도의 스마트폰 생산은 연평균 23%씩 증가했으며 누적 생산대수는 20억대를 돌파했다. 이 기간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생산국가로 성장했다. 내수 시장 성장, 디지털화 진행 및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이 인도 스마트폰 산업의 급성장 이유다.
인도 정부는 PMP(전자제품의 부품 국산화) 전략, '메이크인 인디아' 및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시행하며 제조업 육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PLI는 인도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매출 증가분의 4~6%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그런데 인도 진출 10년째를 맞은 지금, 샤오미가 인도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5년 동안 1위를 지킨 샤오미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에게 1위를 내줬다. 올해 2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점유율 18%로 1위를 차지했으며 비보가 17%로 2위, 샤오미는 15%로 3위를 기록했다.
![평균연령 28세인 '이 나라'서 1위 되찾은 삼성…"갤럭시의 승리"[차이나는 중국]](https://thumb.mt.co.kr/06/2023/09/2023092018021530118_3.jpg/dims/optimize/)
특히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의 반중 정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샤오미 인도법인이 수년 동안 해외법인에 거액을 불법송금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48억위안(약 8600억원)을 몰수했다. 또 인도 정부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품 현지화 수준을 높이도록 고강도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에 있는 한 중국기업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중국 스마트폰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삼성전자·애플 및 로컬 브랜드들이 정책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중국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 추세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급증하면서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17%로 상승했다. 또한 삼성 등 브랜드가 5세대 이동통신(5G) 폰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5G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59% 급증했다.
슈함 싱(Shubham Singh)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18%의 점유율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3만루피(약 48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년 만에 점유율 34%로 1위를 되찾았다. 4만5000루피(약 72만원) 이상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점유율 59%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인도 소비자들이 중저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 갤럭시를,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미 인도는 애플의 '글로벌 탑5' 시장 중 하나다. 포화 상태에 이른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면서 애플의 인도 진출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정책 영향으로 애플이 2025년까지 전 세계 아이폰 생산능력의 18%를 인도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Z 폴드·플립뿐 아니라 갤럭시 S23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현지 생산하면서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이전에는 일부 프리미엄 폰은 수입했지만, 인도 현지에서 전체 스마트폰 라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서 성장 여지가 크지만, 인도의 단점도 있다. 바로 현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낮은 부가가치다. 대표적인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중국과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이 생산될 때, 해당 폰의 부가가치 중 38%와 24%가 현지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인도는 18%에 불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스마트폰 원가 중 70%를 디스플레이, 메모리·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인도의 부가가치 비율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반중 감정이 확산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 및 확장에는 좋은 기회다. 또 애플이 인도 생산 비중을 높이는 등 인도의 제조업 비중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맞서 선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