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상장 이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포스코퓨처엠 (338,000원 ▼10,000 -2.87%)(695.55%, 이하 수정주가 기준 주가 수익률) 카카오 (50,800원 0.00%)(133.72%) 하나투어 (54,100원 ▼400 -0.73%)(30.33%) 무학 (5,350원 ▲10 +0.19%)(19.27%) 에이블씨엔씨 (6,790원 ▼60 -0.88%)(2.51%) LX세미콘 (83,900원 ▼1,200 -1.41%)(1.93%) 등 6곳인데 이 마저도 유의미하게 주가가 올랐다고 볼 수 있는 곳은 포스코퓨처엠과 카카오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전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한 대표적인 사례가 셀트리온 (162,200원 ▼400 -0.25%)이다. 2008년8월 오알켐과의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셀트리온은 이후 주가 상승이 이어지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대장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 이후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며 장기간 주가는 횡보했고 공매도 세력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이 논의됐다.
코스피 이전의 주요 이유는 기업가치 재평가였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던 셀트리온은 2017년말 기준 시가총액이 27조1200억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당시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276조7400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였다. 보다 큰 시장인 코스피로 자리를 옮기면 더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고 공매도도 해소되면서 기업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주주들과 이사회의 판단이었다.
2018년 2월9일 코스피로 이전한 셀트리온은 한 동안 주가가 올랐지만 1년 뒤에는 이전상장일 대비 23.84% 하락했다. 코로나19 시국에 바이오 산업이 주목받으며 전고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19일 기준 주가는 14만5600원으로 이전상장일보다 41.97% 하락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2021년 8월 이전상장한 PI첨단소재 (30,350원 ▲50 +0.17%)도 이전 이후 주가는 51.05% 떨어졌다. 엠씨넥스 (30,300원 ▲200 +0.66%)(-43.6%) 동서 (18,650원 ▼140 -0.75%)(-48.77%) 신세계푸드 (40,650원 ▲250 +0.62%)(-51.36%) 콘텐트리중앙 (15,600원 ▼1,030 -6.19%)(-56.98%) 한국토지신탁 (1,243원 ▼3 -0.24%)(-67.14%)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심지어 2010년 11월 코스피로 이전한 비케이탑스는 이후 주가가 99%까지 하락했고 지난해 5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코스피로 무대를 옮기는 주된 이유는 기업가치의 재평가다.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코스닥 시장이 작게 느껴지고 보다 큰 물인 코스피 시장으로 옮겨가면 덩달아 기업가치도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작용한다. 기대와는 달리 단순히 코스피로 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재평가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엘앤에프 (195,000원 ▲6,800 +3.61%), 포스코DX (51,600원 ▼900 -1.71%), HLB (32,850원 ▲50 +0.15%)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유로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지만 앞선 사례들을 고려하면 이전상장 기업들의 잔혹사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시장은 패시브 자금이 많은 만큼 유동성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주가가 오르진 않는다"며 "코스닥 시장에 있더라도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꾸준한 주주환원을 이어간다면 기업가치는 충분히 재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