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캐피탈사·저축은행, 5000억 규모 PF대출 '배드뱅크' 만든다](https://thumb.mt.co.kr/06/2023/09/2023092015031430644_1.jpg/dims/optimize/)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산하의 KB·신한·우리금융·하나· NH·BNK· DGB캐피탈사 등 7개 캐피탈사는 약 4000억~5000억원 규모의 PF 펀드를 조만간 가동할 계획이다.
캐피탈 PF 펀드는 주로 PF 부실채권을 넘겨 받아 재매각하는 일종의 '배드뱅크' 역할을 할 전망이다. 2009년 은행권에서 부실채권 관리를 위해 설립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채권 매수 대상은 PF사업 초기 단계로 부실률이 가장 높은 브릿지론 중심이다.
다만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은 땅값 재조정, 용도 수정, 신규자금 투입 등 재구조화도 병행할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1조원 규모로 운용할 예정인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와 비슷한 역할을 일부 수행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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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이 유례가 없는 PF펀드 조성에 나선 이유는 이미 위험수위에 달한 연체율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양 업권의 PF 대출 잔액은 각각 10조원, 26조원이었다. 이 중에서 본PF로 넘어가지 않은 브릿지론이 저축은행 58%, 캐피탈사는 39%에 달한다. 특히 PF 대출 잔액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PF대출과 똑같은 토지담보대출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출의 연체율은 최근 10%대로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PF 대출 평균연체율은 6월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이 4.61%, 캐피탈사가 3.89%로 2%대 초반대였던 지난해 말 대비 6개월 새 두배 올랐다.
부실채권을 PF 펀드에 매각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브릿지론의 경우 고정이하 여신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20%에 달하는데 NPL을 적정한 가격에 매각하면 일부 충당금이 환입돼 이익으로 잡힌다. 향후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 위험수위에 달한 연체율 지표도 연말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도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은 무리한 만기연장이나 연체이자 감면이 아니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비수도권의 비주택 브릿지론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어 이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필요하면 일부 5~10% 가량의 손해를 보더라도 담보로 잡은 토지를 경공매를 통해 매각해 손실을 떨어내는 특단의 조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