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분리막 블루오션 선점"...북미공략 초읽기 시작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안정준 기자 2023.09.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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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정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마케팅실장(부사장)

서정흔 SKIET 마케팅실장(부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서정흔 SKIET 마케팅실장(부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62,800원 ▲1,100 +1.78%)(SKIET)가 무주공산인 북미 분리막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SKIET의 북미 투자가 이르면 연내 확정된다고 언급한 가운데 SKIET가 2027년까지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단 청사진을 내놨다. 현지 고객사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전담 인력도 배치했다.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수혜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단 시도다.

서정흔 SKIET 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북미 시장 공략 계획을 밝혔다. 서 실장은 "IRA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2028년부터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3개국 조립·생산 비중이 90% 이상이어야 하고, 이듬해부터는 100%로 확대된다"면서 "분리막의 경우 2028년부터 현지생산이 요구될 것으로 보고 2027년까지 현지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SKIET는 이들 3개국을 대상으로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미 분리막 시장을 블루오션이라 판단하고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다.고객사와 북미 투자를 전제로 한 공급계약 논의도 병행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으론 부족하다고 느낀 서 부사장은 현지 고객사와의 스킨십을 위해 전담 인력을 두기로 했다.

서 부사장은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공급망 형성이 용이하고 생산비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후보지를 고민 중"이라면서 "경쟁사보다 움직임이 빠른 만큼 다수 고객사가 SKIET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RA로 인해 중국기업의 진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SKIET가 북미 분리막 시장 개화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 부사장은 정치적 변수도 북미 시장 도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분리막에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적용될지가 확실치 않고,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IRA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IRA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지 분리막 생산 기업이 소수여서 SKIET 중심의 과점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효율적인 투자와 다양한 고객사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부사장은 SK에너지와 SK엔무브 등 SK그룹 석유 관련 사업의 전략통이었고, 올해 초 그룹 이차전지 관련 사업의 한 축을 맡은 SKIET에 합류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분석해 고객사를 다각화하는 방식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현재 SKIET는 SK온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베트남 빈그룹, 중국 신왕다 등에 분리막을 납품하거나 협력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서 부사장은 "회사 매출의 상당수가 SK온에서 나오고 있지만 고객사 다각화로 SK온 비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며 "SK온 공장이 있는 헝가리가 아닌 폴란드에 유럽거점을 마련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북미 투자 역시 같은 기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이 중국 배터리로부터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데 이는 SKIET에 긍정적"이라며 "폴란드 2~4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단일공장 기준 유럽 최대규모가 되고, 여기에 북미시장 선점과 한국·중국공장을 통한 아시아 수요 대응을 발판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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