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판 커진다…"남부州 일괄 수주 제안도"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3.09.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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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2023'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판 커진다…"남부州 일괄 수주 제안도"


"우크라이나에서 미콜라이우 주(州) 전체에 대한 재건 사업을 한국과 파트너십을 맺어 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2023' 첫날 세션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주는 항공모함을 만들던 핵심 항구 지역으로 통째로 지역 재건을 맡는 게 효율적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콜라이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고려인인 비탈리 킴이 주지사를 맡고 있는 지역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콜라이우에 100만톤 규모의 곡물 처리가 가능한 항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인재동맹'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 청년들의 주거·일자리가 필요한 우크라이나가 상호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4000만명 인구 중 1500만명이 외국으로 나갔다가 1000만명이 돌아왔고 400~500만명은 폴란드, 독일, 영국으로 나가 있다"며 "젊은 인구가 많고 지식 수준과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고급인력 수요처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한국어학과에 높은 경쟁률로 입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는 등 서로의 수요와 필요가 맞는다는 점에서 인재 보완 동맹을 서로 맺는 게 다음 세대에 해줄 수 있는 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한국 기업들의 강점을 묻는 말에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강점으로는 정부·기업·기관 협력체계 '원팀'을 갖췄다"며 "방산, 에너지, 제조업, 건설업, 관광, 식량 등 통합된 사업추진이 가능하고, 진행 속도는 일본이나 프랑스 등 기업보다 (행정적·사업적으로) 몇 배나 빠르다"고 답했다.

다자적 금융원조체계 가능성…폴란드 지급보증 확대 고무적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판 커진다…"남부州 일괄 수주 제안도"
원 장관은 앞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과거 '마샬플랜'처럼 다자적인 금융 원조체계가 갖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단순히 한국만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세계가 합작투자 커플링을 해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며 "우리 기업과 합작할 때 폴란드가 전액을 보증한다고 하는 것은 고무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원 장관과 주요국 인사들도 참석했다.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인접해 재건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폴란드는 민간 자본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보증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란드 법인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도 지급 보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을 도입하고 있다.


타데우시 피오트르 코신스키 폴란드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해 필요한 투자는 워낙 막대해 공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지난주 대통령이 서명해서 폴란드뿐 아니라 폴란드 외의 기업에도 보증할 수 있는 입법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나라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재개 조만간 진척…필리핀 초장대교량 사업 韓 기술·자본 기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한국 민관과 연계한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이디로 무하메드 마키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는 지난 6월 한-이라크 공동위원회에서 무역부 장관 방한 이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최근 위원회가 관련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제출해 조만간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전쟁 후 국민들 주거 문제가 심각해 비스마야뿐 아니라 15개 신도시를 전개하고 있다"라며 "이라크는 이제 정치적인 안정을 이뤘기 때문에 사업들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있다"라고 했다.

필리핀에서는 총 60억달러 규모의 바탄-카비테 연결 교량·라구나 호수 고속도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어 3개 주요 섬을 연결하는 바나미 초장대교량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누엘 보노안 필리핀 공공사업도로부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바탄 교량, 라구나 고속도로 사업은 ADB 지원을 받았던 사업인데, 이후 초장대교량은 한국기업의 기술뿐 아니라 개발투자 등 자금 지원까지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필리핀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주도하에 국가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초장대교량 사업은) 앞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시공 능력과 첨단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아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나마에서는 지하철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020년 파나마 지하철 3호선 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노선 길이는 25㎞로 현재 진행률은 42%다. 파나마 측은 완공 이후 노선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페레스 바레토 압디엘 파나마 메트로공사 부사장은 "현재 노선이 사람들이 주로 사는 지역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민원이 나오고 있어 연장을 검토 중"이라며 "연장선 관련 타당성 조사 등 필요한 사업을 한국 기업과 진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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