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매출 동시에 줄었는데...매출 7배 급등한 '이 맥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09.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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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 '생맥주 캔' 인기에 5월부터 판매량 급증…하이트진로 켈리 월매출 200억대 브랜드로

서울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를 찾은 한 시민이 국산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서울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를 찾은 한 시민이 국산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내 맥주 1, 2위 브랜드인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 (20,200원 0.00%)의 테라가 올해 들어 가정용 판매 실적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틈을 파고들어 일본 아사히가 캔 생맥주 신제품을 앞세워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해 올해 4월 출시한 올몰트(보리맥아 100% 사용) 맥주 신제품 켈리도 월매출 200억원대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1~7월 맥주 소매점 매출 전년대비 3.95% 감소…상위 10개 브랜드 중 2개만 매출 증가
25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공개된 맥주 소매점 판매 통계(마켓링크 제공)에 따르면 올해 1~7월 총매출은 2조20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5% 감소했다.

브랜드별 판매액은 카스가 850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테라(2862억원) 필라이트(1356억원) 클라우드(972억원) 칭따오(710억원) 아사히(708억원) 하이네켄(692억원) 켈리(675억원) 하이트(554억원) 버드와이저(52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10대 브랜드 외에는 모두 기타 브랜드 매출로 분류된다.



인기 맥주 브랜드는 대부분 전년동기 대비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 카스(-8.01%) 테라(-28.56%) 클라우드(-43.84%) 등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사 대표 브랜드 매출이 동반 하락했다.

카스·테라 매출 동시에 줄었는데...매출 7배 급등한 '이 맥주'
이 같은 현상은 켈리 출시 영향도 있다. 켈리는 출시 첫 달 46억원의 매출고를 올린 데 이어 5월 133억원, 6월 262억원, 7월 234억원 등으로 판매 실적이 증가했다. 출시 직후 여름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1위 브랜드 카스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었지만, 동시에 자사 주력 제품 테라의 점유율을 일부 잠식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0개 브랜드 중 아사히와 칭따오 2개 브랜드만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증가했다. 특히 아사히의 매출 신장률은 699%로 전년대비 매출액이 7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 브랜드는 3월까지 월 매출액이 40억~70억원 선이었다가 5월 125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7월에는 월매출 278억원로 카스와 테라에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스레드 캡처(사진=정용진 부회장 스레드 캡처
이는 롯데아사히주류가 올해 5월 출시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인기를 얻은 결과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SNS를 통해 일명 '왕뚜겅 맥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탔다. 캔 뚜껑을 열면 패키지 상부가 모두 열리면서 거품이 만들어져 생맥주를 잔에 따라 마시는 느낌이 들게끔 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농심이 출시한 '먹태깡'과 함께 마트와 편의점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NS에 먹태깡과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을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같이 먹어'라고 적었다.

올 하반기 맥주 시장 판도 바뀔까…카스+한맥 vs 테라+켈리 승부
8월 이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가정용 시장 점유율 40%대로 1위를 수성한 카스에 맞서 하이트진로가 테라+켈리 2개 빅브랜드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어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매점 매출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음식점 등 비가정용 시장에서는 테라와 켈리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오비맥주 세컨드 브랜드 '한맥' 판매 실적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브랜드 리뉴얼 △아사히 생맥주 캔 고정 수요층 형성 등이 향후 맥주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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