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통사도 대접하는 '화장품의 고수' 최경 코스맥스 부회장

머니투데이 상하이(중국)=조한송 기자 2023.09.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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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K-뷰티, 성공 방정식이 변했다 ② - 인터뷰

편집자주 한국 수출을 이끌 K-뷰티의 산업 구조가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 대기업의 고급 브랜드가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다면, 한국 ODM의 높은 제조경쟁력과 톡톡 튀는 인디브랜드의 마케팅 아이디어가 만나 전세계 젊은 소비자들을 동시공략한다. 코로나19(COVID-19) 기간동안 전세계적인 온라인 마케팅·구매가 활발해지면서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과 참신함을 빠르게 인정받은 덕분이다. 전세계를 새롭게 두드리고 있는 K-뷰티의 현 상황과 발전 가능성을 짚어본다.

최경 코스맥스차이나 총경리(부회장)/사진=코스맥스최경 코스맥스차이나 총경리(부회장)/사진=코스맥스


"화장품 연구 개발 및 생산 회사로 시작했지만 고객사에 화장품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코스맥스는 2004년 국내 화장품 제조회사 중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매해 매출이 40% 이상 급증하는 성장 신화를 이뤄냈다. 최경 코스맥스 차이나 총경리(부회장·사진)는 코스맥스 창립 초기 멤버로 27년간 코스맥스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중국 법인을 설립한 장본인이다.

코스맥스 차이나는 이제 현지 직원 포함 3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국 내 톱티어 제조회사로 성장했지만 그는 20년 전처럼 청바지를 입고 주요 고객사를 직접 만난다. 중국 현지 화장품 유통사 모임에서 고문으로 모실 만큼 중국 화장품 업계에선 신망이 두터운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중국 소비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최근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현지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수주가 늘면서 코스맥스 차이나의 공장 가동률도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공장 가동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했을때 80~90%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신생 스타트업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영업팀을 꾸려서 전략적으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중국의 신규 브랜드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 기업이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을 돕는다는 불편한 시선이 있지만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의 사업모델이 고객사의 성장이다. 그는 "처음에는 상품 기획 등을 통해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데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마케팅 전략, 자금 지원, 직원 교육까지 다방면에서 신규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성장한 대표적인 중국 로컬 브랜드가 코드민트(CODEMINT)다. 왕홍(중국 인플루언서)인 그레이스 차오(Grace Chow)가 만든 뷰티 스타트업으로 코스맥스는 엔젤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금은 중국의 대표 클린 뷰티 브랜드로 안착한 코드민트는 최근 에스티로더 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주목받았다. 에스티로더 그룹이 중국 스타트업 뷰티 브랜드에 투자한 첫 사례다. 최 부회장은 "코드민트 투자 발표회에 참석한 에스티로더 관계자가 투자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코스맥스를 언급했다"며 "코스맥스가 중국 뷰티 시장에서 기술력 있는 회사를 가장 먼저 알아본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디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코스맥스 차이나 실적도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내수 부진은 리스크다. 코스맥스 차이나가 최근 부자재나 원료 등을 조정해 각 브랜드사의 원가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이유다. 그는 "이제는 중국 소비자들도 세일 기간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골라서 사는 분위기"라며 "화장품 원가 상승 압력을 낮춰 고객사와 함께 시장 침체기를 극복해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로컬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기존 국내 대형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최 부회장은 국내 브랜드들도 충분히 중국 시장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중국 내 애국 소비가 심화됐다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무조건적으로 한국 브랜드를 배척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꾸준한 마케팅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나간다면 충분히 재도약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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