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서울 시내에서 은행 현금자동화기기(ATM·CD)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잔액은 55조5500억원 규모다. 이 중 만기가 1년 이내로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된 금액이 30조67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은행권은 만기도래 물량 대부분을 신규 은행채 발행을 통해 차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환 물량뿐만 아니라 정기예금 만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수요가 은행채 발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채권발행 한도를 분기별로 만기의 125%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4분기에 다가올 자금 수요를 두고, 3분기부터 발행금액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채권 시장에서는 자금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은행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물량 중 38조8500억원가량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초우량 국책은행 채권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가 시장에서 소외된다. 3개월여 만에 채권 발행을 재개한 한국전력도 은행채 수요에 밀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지난 11일 2년 만기 한전채는 4.335% 금리에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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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물량 증가는 금리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1년 만기 은행채의 평균 금리는 4.005%로 지난 1월 10일 이후 8개월여 만에 4% 선을 넘어섰다. 실제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발행한 수은과 기은의 2년 만기 채권은 4.13% 금리에 발행됐다. 지난 15일 발행한 하나은행의 2년만기 채권 금리는 4.15%에 형성됐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예금 재유치와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발생한 채권 시장 혼란이 1년 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