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를 해지한 법인 회원수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7월까지 법인카드를 해지한 회원수는 18만8000명이었는데, 올해 7월에는 22만7000명으로 2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를 해지한 개인 회원수는 409만6000명에서 487만7000명으로 19.1% 늘었다.
경기 침체로 기업의 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유류비 지출이 감소한 것이 법인 신판 증가세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37조688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9%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엔 국내 기업의 실적이 저하되면서 법인 회원의 유류비 지출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법인 신판의 부진은 상위권 카드사보다 하위권 카드사에 더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카드 등 중·상위권 카드사는 전체 신판 잔액에서 개인 신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87~93%로 높다. 반면 하위권 카드사는 개인 신판 비중이 44~81% 정도다. 한 하위권 카드사 관계자는 "법인 회원 매출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인 신판이 수익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은 신판을 통해 벌어들이는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아니라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 대출·대출성 상품을 통해 얻는 이자수익이라서다. 한 상위권 카드사 관계자는 "법인 신판의 증가가 실적에 아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신판 자체가 수익성이 높지 않다"며 "법인엔 대출이 거의 나가지 않기 때문에 법인 신판이 줄어든다고 해서 카드사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감소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