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4조→17조→10조…날뛰는 테마주에 널뛰는 코스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9.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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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급변에 '단타 폭증' 영향

거래대금 4조→17조→10조…날뛰는 테마주에 널뛰는 코스닥


'이차전지→의료AI→로봇'으로 시장 주도주가 빠르게 바뀌고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까지 각종 테마주가 난무하자 코스닥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코스닥에 단타가 폭증하면서 동생인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누르고 연일 10조원을 넘는 흐름이 이어진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8월31일 17조380억원을 기록하며 연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8월1일부터 9월14일까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2230억원으로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4월에도 17조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줄어들며 5~7월 초까지 1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이차전지 주식과 의료AI·로봇주, 초전도체·맥신 테마주 등이 난립하며 7월12일 이후 다시 10조원대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코스닥 거래대금이 4조8110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차전지 주도주였던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최근 증시에서 급등한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등 의료AI 주식이 모두 코스닥 소속인 영향이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신기술 테마에 속한 성장주는 대다수가 코스닥 상장사다. 이차전지 소재 외에도 관련 부품·장비 주식도 코스닥 소속이며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해 뉴로메카 등도 모두 코스닥에서 거래된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폭발한 반면 코스피는 거래 부진이 이어진다. 이달 2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 거래대금은 매일 10조원을 밑돌았다. 7월 말에는 코스닥과 거래대금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비동조화가 두드러졌다. 코스피에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도 8월 이후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 15일에는 대형주가 반등하며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회복해 거래대금이 1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9조6000억원대로 소폭 줄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새로운 성장 산업의 출현으로 최근의 혼란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차전지 열풍에 이어 AI, 로봇, 자율주행 등 크고 작은 테마주 장세가 이어진다"며 "지난해부터 공급망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된 것과 생성형 AI를 기점으로 확산된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약 20년만에 찾아온 것이고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 사이클도 15년 만에 맞이하는 것"이라며 "각각의 큰 변화가 맞물리니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산업에 변화가 생기고 주도주 역시 일관되지 않고 산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 사이클이 나타난다면 그 수혜를 받는 것은 국내 대장주일수도 있지만 중소형주일수도 있다"고 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 금리 상승으로 최근 글로벌 증시의 투자 난이도가 올라갔다"며 "난이도가 올라갈 때는 '돈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급 변화로 대응 전략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강력한 수급 동력을 보유한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 아이디어를 짜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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