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새로 옮겨가는 인더스트리의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돌아가신 이건희 회장이 1980년대 후반 신라호텔 임원에게 업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임원은 '서비스업'이라고 답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 임원은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장치산업과 부동산업'이라는 본질을 파악했다고 한다. '업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전 직장에서 공식을 억지로 대입하려고 하면 고생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많은 시간을 들여 옮겨간 인더스트리의 시장정보와 기본지식을 최대한 빠르게 습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옮겨간 직장의 축적된 내용들을 스펀지처럼 습득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자신의 이전 방식과 지식을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인더스트리에 대한 기본을 이해하고 그 위에 자신이 다른 곳에서의 차별화 요소를 활용해 새롭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겸손해야 한다. 특히 큰 기업에서 작은 기업으로 이직할 경우 자신이 큰 기업에서 습득한 지식과 노하우를 자신이 완전히 이해한 것으로 착각하고 옮겨간 기업의 프로세스나 조직문화에 비해 우월하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옮겨간 기업에서의 모든 지식과 프로세스는 기존 구성원들의 고민의 산물이고 많은 땀과 시간을 들여 축적된 자산이므로 왜 이렇게 축적됐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큰 기업에서의 차별화한 노하우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배경지식 없는 단순한 접목에는 무리가 따르게 되고 부적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에서 깨닫게 된 이 3가지를 후배에게 조언해주고자 한다. 후배가 새로운 인더스트리에서도 마케팅 전문가로서 성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경험상 어느 누구도 새로운 직장에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다른 인더스트리에서의 경험은 분명 남들과 다른 중요한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본이 되는 위 3가지의 항목을 먼저 돌아보고 다른 인더스트리에서의 경험이 추가된다면 더욱 높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에게 조심스럽게 조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