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당 580위안을 상회한 이후 하락세다. 남아메리카의 자원민족주의, 중국의 리튬 생산량 저하 등으로 공급난 우려가 불거졌지만 오히려 이젠 공급 과잉 상태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과 6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각각 55.5%, 35% 성장한 데 비해 7월 25.5% 오르며 성장세가 약화됐다"며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층 눈높이가 높아졌고 의사결정도 깐깐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정책도 공급 과잉 우려를 불러왔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신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2020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한 차례 연장했지만 이젠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 시장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으나 이젠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광산 업체의 리튬 생산량이 올해 95만톤(t)이지만 연평균 19.6%씩 증가해 2030년 333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리튬 수요량은 2023년 79만t에서 연평균 18.1%씩 올라 2030년 253만t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신규 리튬 광산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인한 공급 물량 증가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며 "2028년 탄산리튬 가격은 1㎏당 130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튬 가격 하락은 수요 공급광산 채굴 및 정제련 업체들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글로벌 채굴 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내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 (145,500원 ▲3,400 +2.39%)는 재고 증가, 판가 하락으로 '어닝 쇼크'급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엘앤에프의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리튬 가격 하락에 반응하고 있다. '황제주'로 등극했던 에코프로는 현재 89만원대로 떨어졌고 다른 이차전지 종목들도 하락세를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경쟁업체들보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성장이 높은 건 맞지만 그보다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