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은 이번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을 △차세대 진단 플랫폼(마이랩) 개발 90억원 △인공지능(AI) 암 진단 솔루션 및 카트리지 개발 127억 △종양 미세환경 분석을 통한 면역항암제 및 항암제 반응 효과 예측, 분석 및 동반 진단 92억원 △종양 미세환경 분석 데이터 및 다양한 유형의 암 진단 AI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41억원 △해외 사업개발 및 임상 59억원 △원재료 매입 3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 10억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중 종양 미세환경과 관련한 투자가 이번에 조달 규모가 커지면서 신설된 항목이다.
루닛 (96,300원 ▼3,500 -3.51%)은 아직 유증이 진행 중이다. 1차 발행가는 오는 20일, 최종 발행가액은 내달 27일 확정된다. 현재로선 루닛이 목표한 액수인 2019억원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유증 발표 후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루닛의 종가는 22만8000원으로, 유증 소식을 전한 전일과 비교하면 52.5%가 뛰었다. 발표 당시 예정 발행가액인 10만8700원보다는 110% 높다. 국내 의료 AI 대표주자로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영향이다. 루닛은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제품 고도화, 차세대 제품 개발, CVC 설립 등에 쓰겠단 계획이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바이오사들은 유증 결정 소식을 전한 뒤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거나,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유증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사들이 흔히 선택하는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주가엔 흔히 악재로 작용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증을 추진하면 흥행을 위해 신주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데, 이렇게 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이 들어와 주가가 내려가고 기존 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 전문업체 셀리드 (4,465원 ▼10 -0.22%)는 당초 유증을 통해 400억원을 조달하고자 했지만 175억원만 조달했다. 주당 6290원을 목표했던 발행가는 유증 발표 이후 주가가 지속 하락해 4515원으로 결정됐다. 청약률이 60.88%로 투자자들의 호응도 좋지 않았다. 더구나 셀리드는 주관사와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조달 자금이 크게 줄었다.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 다국가 임상 3상, 항암면역치료백신 임상 등에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을 쓰겠다던 셀리드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스템바이오텍 (1,780원 ▼24 -1.33%)은 유증 발표 전일 대비 지난 14일 주가가 34.1% 하락했다. 이어 하락률은 메디포스트 (8,070원 ▼10 -0.12%) 32.9%, 피플바이오 (3,250원 ▼50 -1.52%) 30.6%, 메드팩토 (7,990원 ▼130 -1.60%) 26.5%, EDGC (482원 ▲2 +0.42%) 19.1%, 미코바이오메드 (2,090원 0.00%) 2.5%, 박셀바이오 (18,210원 ▼380 -2.04%) 0.6%다. 이러한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원하는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의 최종 발행가는 10~12월 중 확정된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증을 하려면 제대로 된 목적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확한 자금조달 목적,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