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결정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더 있다. 표적치료제 개발업체 보로노이 (87,500원 ▲6,800 +8.43%)와 의료 AI 업체 루닛 (41,950원 ▲700 +1.70%)이다. 다만 주가 상승 동력이 노을과는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로노이는 당초 목표했던 자금조달 규모가 450억원(주당 3만4950원)이었지만 유증 결정 이후 주가가 올라 최종 613억원을 조달했다. 목표보다 36.2% 초과한 액수다.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임상 결과와 AI 신약개발 플랫폼 '보로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최대 주주인 김현태 경영 부문 대표가 유증 배정물량 전부를 받기로 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바이오사들은 유증 결정 소식을 전한 뒤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거나,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유증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사들이 흔히 선택하는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주가엔 흔히 악재로 작용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증을 추진하면 흥행을 위해 신주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데, 이렇게 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이 들어와 주가가 내려가고 기존 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 전문업체 셀리드 (6,650원 ▲700 +11.76%)는 당초 유증을 통해 400억원을 조달하고자 했지만 175억원만 조달했다. 주당 6290원을 목표했던 발행가는 유증 발표 이후 주가가 지속 하락해 4515원으로 결정됐다. 청약률이 60.88%로 투자자들의 호응도 좋지 않았다. 더구나 셀리드는 주관사와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조달 자금이 크게 줄었다.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 다국가 임상 3상, 항암면역치료백신 임상 등에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을 쓰겠다던 셀리드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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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템바이오텍 (1,551원 ▲41 +2.72%)은 유증 발표 전일 대비 지난 14일 주가가 34.1% 하락했다. 이어 하락률은 메디포스트 (5,950원 ▲80 +1.36%) 32.9%, 피플바이오 (3,645원 ▲15 +0.41%) 30.6%, 메드팩토 (6,290원 ▲20 +0.32%) 26.5%, EDGC (415원 0.00%) 19.1%, 미코바이오메드 (1,400원 ▼230 -14.11%) 2.5%, 박셀바이오 (14,300원 ▲200 +1.42%) 0.6%다. 이러한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원하는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의 최종 발행가는 10~12월 중 확정된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증을 하려면 제대로 된 목적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확한 자금조달 목적,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