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4월에도 17조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줄어들며 5월~7월 초까지 10조원을 하회했다. 하지만 이차전지 주식과 의료AI·로봇주, 초전도체·맥신 테마주 등이 난립하며 7월12일 이후 다시 10조원대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작년 말 코스닥 거래대금이 4조8110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코스닥 거래대금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폭발한 반면 코스피는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9월2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 거래대금은 매일 10조원을 하회했다. 7월 말에는 코스닥과 거래대금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비동조화가 두드러졌다. 코스피에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도 8월 이후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15일에는 코스피 대형주가 반등하며 지수가 2600선을 회복하며 코스피 거래대금이 11조원을 넘어섰고,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10조원을 소폭 하회한 9.6조원대로 소폭 줄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새로운 성장 산업의 출현으로 최근의 혼란한 테마주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차전지 열풍에 이어 AI, 로봇, 자율주행 등 크고 작은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유독 테마주 장세가 심화된 이유는 지난해부터 공급망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된 것과 생성형 AI를 기점으로 확산된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약 20년만에 찾아온 것이며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 사이클도 15년 만에 맞이하는 것"이라며 "각각의 큰 변화가 맞물리니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산업에 변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고 주도주 역시 일관되지 않고 산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의 변화는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지금의 AI 산업 수혜를 보는 관점도 유연해야 한다"며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 사이클이 나타난다면 그 수혜를 받는 것은 국내 대장주일수도 있지만 중소형주일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 금리의 상승으로 최근 글로벌 증시의 투자 난이도가 올라갔다"며 "증시 난이도가 올라갈 때는 '돈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급 변화로 대응 전략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강력한 수급 동력을 보유한 주식들을 중심으로 투자 아이디어를 짜야한다는 조언을 내놓았다.